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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가 말하는 문화와 교회의 태도: 연결, 대항, 그리고 소통
우리는 모두 어떤 문화 안에서 살아갑니다. 숨 쉬듯 자연스럽게 그 문화의 언어를 사용하고, 그 문화의 가치관을 따라 살아갑니다. 하지만 신자로서 우리는 이 문화에 대해 항상 한 가지 질문을 품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는 복음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팀 켈러는 이 질문을 붙들고 평생을 고민했습니다. 단지 교회 안에서 복음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 한복판에서 복음을 살아내고 전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교회가 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세 가지 태도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로 연결(Connection), 대항(Confrontation), 소통(Communication)입니다.
1. 문화란 무엇인가?
팀 켈러는 문화(culture)를 단순한 취향이나 유행이 아닌, "한 사회가 공유하는 신념, 가치, 습관, 의미의 총체"로 이해합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화는 인간의 마음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타락한 인간의 죄성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며,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창조적 잠재력도 함께 드러난다고 보았습니다.
“모든 문화는 하나님의 일반 은총(common grace)의 결과이자, 인간의 타락한 죄성이 뒤섞인 복합체다.”
따라서 문화는 무조건 ‘거부’해야 할 대상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도 없습니다. 분별하며 걸러내고, 동시에 참여하며 변화를 끌어내야 하는 대상입니다.
2. 문화에 연결되기: 이해하고 공감하라
팀 켈러는 복음이 사람들에게 닿으려면 먼저 그들이 살고 있는 문화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그가 뉴욕에서 목회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세속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때문이었습니다. 켈러는 세상 사람들의 ‘가짜 복음’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성공이 너를 구원할 것이다.”
“자유로운 자아 표현이 너를 진정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사랑받는 것이 존재의 이유다.”
이러한 세상의 내러티브를 이해하고 나면, 복음은 단지 ‘틀린 것을 고치는’ 논쟁의 도구가 아니라, 그들이 진짜 원하던 것을 보여주는 대안이 됩니다.
그래서 켈러는 복음을 전할 때 항상 문화적 코드와 연결했습니다. 철학, 영화, 문학, 심리학, 경제학을 활용해 사람들의 관심사에 다가갔습니다. 그러나 그 연결은 단순한 유사점 찾기가 아니라, 복음이 갖는 더 깊은 해석과 회복의 능력을 보여주는 방식이었습니다.
3. 문화에 대항하기: 진리를 선포하라
그러나 팀 켈러는 결코 문화에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복음은 본질적으로 ‘반문화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 세상은 자기 구원을 말하지만, 복음은 오직 은혜로 말미암은 구원을 외칩니다.
- 세상은 성공, 자기실현, 자율성을 숭배하지만, 복음은 자기부인과 섬김, 순종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복음의 본질은 문화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래서 켈러는 언제나 복음이 세상의 거짓 내러티브를 폭로하고 흔들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교회는 문화에 흡수되는 것도, 문화를 철저히 거부하는 것도 아닌, 문화를 거스르며 다시 살리는 대안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예언자적 교회의 역할입니다. 진리를 타협 없이 말하는 것. 그러나 비난이 아니라 사랑으로 말하는 것. 정죄가 아니라 초청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4. 문화와 소통하기: 복음의 언어로 다시 말하라
마지막으로 팀 켈러는, 단순히 문화에 '저항'하는 것을 넘어서, 복음의 언어로 문화를 새롭게 해석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세상은 “자아를 찾아야 한다”고 외칩니다. 켈러는 여기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기 안에서 진짜 나를 찾으려다 오히려 혼란만 커집니다. 그러나 복음은 ‘그리스도 안에 숨겨진 나’를 발견하게 합니다.”
이처럼 그는 복음이 더 깊은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문화가 말하는 것보다 더 깊이 있는 진리를 제시할 때, 사람들의 마음은 열립니다.
마무리: 문화 속의 제자, 진리 속의 순례자
팀 켈러는 단지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문화 속에 살아가면서도 그 문화에 휘둘리지 않는 성숙한 신자들이 세상을 새롭게 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았습니다.
우리는 문화의 유혹에 빠져서도 안됩니다. 또한 세상의 흐름에 등을 돌리고 고립되는 섬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그 사이와 간격을 연결하는 다리, 복음의 중심에 깊이 뿌리내린 채,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켈러가 말한 “연결하되, 대항하며, 소통하는 교회”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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