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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하나님을 향한 갈망, 기도는 곤비한 영혼의 안식처입니다
1. 곤비한 마음, 그 안에 심겨진 갈망
“주님, 당신께서 우리를 당신 자신을 위하여 지으셨으므로, 우리의 마음은 당신 안에서 안식을 얻기까지는 쉴 수 없습니다.”
어거스틴이 『참회록』 첫 장에서 남긴 이 고백은, 어쩌면 인생의 본질을 한 문장에 담아낸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갈망을 안고 살아갑니다. 어떤 이는 성공을 향한 열망에 사로잡히고, 또 어떤 이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애를 씁니다. 그러나 그 갈망이 채워진 듯 보일 때조차, 마음 한켠은 여전히 허전하고,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지어진 존재가 아니라, ‘누구’를 위해 지어진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의 교제, 그 사랑 안에 거하는 삶. 바로 그 자리에서만 우리는 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도는 그 쉼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본래의 갈망이 기도라는 언어로 터져 나올 때, 비로소 우리는 존재의 목적을 따라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2. 기도는 인격적인 하나님과의 만남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종종 ‘해야 하는 의무’로 생각합니다. 바쁜 하루를 마무리할 때, 혹은 갑작스러운 문제 앞에 섰을 때 기도해야 한다고 배우죠. 물론 기도는 믿음의 사람이라면 마땅히 실천해야 할 영적 습관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기도는 하나님과 나누는 대화입니다. 인격적인 사귐입니다.
기도는 혼잣말이 아닙니다. 묵상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의 흐름에 빠지는 것도 아닙니다. 기도는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으신 분, 지금도 나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야고보서 4장 8절은 말합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가까이하시리라.”
우리가 기도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를 가까이하시기 위해 다가오셨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10장 19~22절은 우리에게 담대히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합니다. 그 보좌 앞에 설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때문입니다. 기도는 나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됩니다.
3. 기도의 시작은 성령님의 이끄심으로
우리는 기도를 잘 못한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어떤 언어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도를 혼자서 하라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로마서 8장 26절에서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기도는 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내 안에서 기도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 안에서 말씀하시고, 하나님의 뜻에 맞게 기도할 수 있도록 도우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할 때는 내가 무엇을 잘 말하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내 마음을 여는 것이 먼저입니다.
4. 기도의 자리를 정하십시오
기도는 자연스레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동시에 습관적으로 훈련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조차도 한적한 곳에 나아가 기도하셨고, 감람산에 가셔서 “습관을 따라”(눅 22:39)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도 기도의 시간을 정하고, 장소를 구별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너무 대단한 결심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 가장 방해받지 않는 공간. 그곳에서 하나님을 부르십시오. 시편 62편 5절 말씀처럼,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소리 내어 시편을 읽으며 시작해도 좋습니다. 말씀으로 찬양하며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기도의 시작입니다.
5. 회개 없이 드려지는 기도는 힘을 잃습니다
죄는 우리 마음을 가리고, 하나님의 임재를 흐립니다. 기도의 자리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있는 그대로 나아와야 합니다.
생각나는 죄를 솔직하게 고백하십시오. 숨기려 하지 마십시오. 다윗은 시편 51편에서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않으신다”고 고백했습니다. 죄를 깨닫고, 회개하며, 다시 주님의 품 안으로 돌아가는 것. 그때 기도는 생명을 얻습니다.
6. 필요한 것을 구하십시오, 그리고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필요를 아십니다. 우리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아십니다. 그런데도 왜 기도하라고 하실까요?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일 뿐 아니라, 우리와 관계를 맺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드리는 기도는 삶 속 구체적인 필요를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나를 넘어 다른 사람을 향해 흘러가야 합니다. 중보기도는 사랑의 가장 깊은 표현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그 순간, 하나님은 당신의 마음을 바꾸시고, 그 사람의 삶에도 일하시기 시작하십니다.
7. 말씀과 함께 드리는 기도는 깊어집니다
기도는 말씀을 바탕으로 할 때 더 분명해집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말씀을 묵상하십시오. 말씀은 기도의 방향입니다.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을 따라 기도하십시오. 기도는 감정에 따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
말씀과 기도는 항상 함께 갑니다. 말씀 없는 기도는 방향 없는 열정이고, 기도 없는 말씀 묵상은 생기 없는 지식입니다.
8. 교회를 위한 기도는 공동체를 살립니다
우리는 개인 신앙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안에 부름받은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할 때 교회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여러분의 교회를, 목사님을, 함께 예배드리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성도의 기도를 통해 교회를 세우시고 이끄십니다. 에베소서 6장 18절은 “모든 성도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합니다. 이 기도는 공동체를 살리는 기도입니다.
9. 성령의 충만과 복음의 능력을 구하십시오
기도는 힘입니다. 그 힘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아니라,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복음의 증인으로 살기 위해, 성령의 충만함이 필요합니다.
하루하루 세상 속에서 살아가며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기도로 준비하십시오. 성령의 능력을 구하고, 담대함을 구하십시오. 초대교회가 그러했듯,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지금도 성령으로 역사하십니다.
10.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십시오
마지막으로 기억할 것은,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름만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설 수 있는 유일한 권세이기 때문입니다.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요 14:14)
예수님의 이름은 단지 기도 끝에 붙이는 문구가 아닙니다. 그분의 이름은 우리의 유일한 보증입니다. 그 이름을 의지하지 않고는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없습니다.
마무리하며: 기도는 하나님의 초대에 대한 나의 응답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기도의 자리로 초대하십니다. 지친 마음, 무거운 짐, 말할 수 없는 아픔을 안고 그분께 나아오라는 부르심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깊은 방식입니다.
기도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다가가는 것이고, 하나님이 우리 안에 찾아오시는 길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그분은 지금도 우리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기도로 응답하십시오. 그리고 그분 안에서 참된 안식을 누리십시오.
아멘.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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