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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하지만 쓰디쓴 복음, 다시 예언하라는 부르심 앞에서”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당신의 말씀 앞에 조용히 엎드립니다.


    요한이 본 그 환상 속 장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힘센 천사,
    구름을 입고 무지개를 두른 그 찬란한 모습 앞에서
    저는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 앞에 숨을 멈춥니다.

     

    하나님, 당신은 말씀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침묵하시기도 하십니다.
    사자같이 외치시는 천사의 음성,
    그리고 일곱 우레의 소리,
    하지만 그 음성은 인봉되고 숨겨집니다.

     

    저는 자주 당신의 뜻을 다 알고 싶어합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하고,
    내 삶의 계획을 통제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말씀하십니다.
    “기록하지 말라.”
    주여, 제가 감추신 것 위에 서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이 인봉하신 것을 억지로 열려 하지 말고,
    지금 주어진 말씀에 순종하게 하소서.

     

    그 천사가 발을 바다와 땅에 내딛는 모습을 봅니다.
    주님, 그 모습이 당신의 주권을 나타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영역—바다와 땅, 역사와 시간, 민족과 나라—
    그 위에 주님이 계심을 믿습니다.

     

    하나님, 그 천사의 손에 있는 작은 두루마리를 바라봅니다.
    열려 있는 책, 감추어진 진리를 품은 복음의 책.
    저는 오늘 이 말씀을 입에 넣고, 삼키라는 부르심 앞에 섭니다.

     

    주님, 저도 그 말씀을 먹고 싶습니다.
    그러나 주님, 그 말씀이 입에는 꿀 같으나,
    배에는 쓰다
    고 하셨습니다.

     

    복음이 달콤함을 압니다.
    내 죄가 용서받았다는 말,
    하나님이 나를 자녀 삼으셨다는 말,
    새 하늘과 새 땅이 예비되었다는 약속은
    내 영혼을 춤추게 합니다.

     

    하지만 복음은 또한 쓰디쓴 부르심입니다.
    세상 속에서 미움받고, 오해받고, 거절당하는 일들,
    진리를 말할 때 마주하는 차가운 시선과 무관심,
    그리고 내 안의 죄와 싸우는 고통—
    복음의 진실은 내 안에 쓴 맛을 남깁니다.

     

    주님, 제가 이 두루마리를 온전히 먹게 하소서.
    기쁨만이 아니라, 고통도 삼키게 하소서.
    달콤한 입술의 고백만이 아니라,
    쓰디쓴 순종까지도 감당하게 하소서.

     

    그리고 주님,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다시 예언하라.”
    저는 피하고 싶습니다.


    조용히 제 믿음만 지키며 살고 싶습니다.
    갈등을 피하고,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복음을 ‘묻어두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
    당신은 말씀하십니다.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

     

    복음은 나만을 위한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세상을 향해 선포되어야 할 유일한 구원의 길입니다.


    내가 받은 은혜는, 다시 말하지 않으면 불이 꺼지는 횃불입니다.
    내가 받은 진리는, 다시 선포되지 않으면 잊히는 생명의 노래입니다.

     

    주님,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십시오.
    복음을 말할 용기,
    쓰디쓴 고난을 견딜 믿음을 주십시오.

    제가 말씀을 삼키고 살 때,
    그 말씀이 나를 살리고
    또 다른 이를 살리게 하소서.

     

    주님,
    오늘도 작고 연약한 저를
    당신의 복음 사자로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입술은 두렵지만, 마음은 뜨겁습니다.
    복음의 진리로 제 삶을 채우시고,
    제가 머무는 모든 자리마다
    다시 예언하는 자로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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