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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역대상 21장 말씀 앞에 섭니다.


    한 왕이, 한 결정으로 인해 수많은 백성이 고통당하는 이 장면 속에서,
    제 자신도 자주 다윗과 같은 교만과 어리석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주님, 다윗이 사탄의 충동을 받아 백성을 계수할 때, 그는 순간 하나님의 손이 아닌 사람의 숫자, 군사력, 계산되는 힘에 마음을 두었습니다. 믿음이 아닌 계산, 신뢰가 아닌 통계 속에서 안정을 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저는 자주 제 눈에 보이는 조건을 의지합니다. 통장 잔고를 보며 안도하고, 사람의 평판을 의식하며 행동을 결정하고, 저의 미래를 주님의 약속이 아닌 현실의 가능성으로만 계산하며 살아갑니다. 주님, 이 미련하고 교만한 마음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오늘 말씀 속에서 요압은 다윗의 명령을 꺼려했습니다. 백성을 계수하는 것이 여호와 앞에 죄가 된다는 것을 그는 알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왕의 강권에 순종했고, 죄의 결과가 이스라엘에 임했습니다. 하나님, 제 안에도 양심의 경고음이 들릴 때가 많지만, 결국 세상의 논리나 분위기에 휩쓸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 채 결정할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제가 저지른 선택이, 내 가족과 이웃, 교회와 공동체에 아픔을 주고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을 때가 많습니다. 주님, 제 안에 있는 무지와 둔함, 교만과 자기 확신을 불쌍히 여겨주시고, 깨우쳐 주소서.

     

    다윗은 뒤늦게 자신의 죄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 엎드립니다. 그는 말합니다.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주님, 저는 얼마나 자주,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변명하고 남을 탓하고 상황을 원망했는지요. 그러나 다윗은 왕으로서, 최고 통치자였음에도 죄 앞에 무릎 꿇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잘못을 알았을 때 즉시 무릎 꿇게 하시고, 눈물로 회개하게 하소서. 회개는 약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긍휼을 향한 믿음의 표현임을 믿게 하소서.

     

    선지자 갓을 통해 하나님은 다윗에게 세 가지 중 하나를 택하라 하십니다. 기근, 전쟁, 전염병.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은 심판의 방식 앞에서 다윗은 말합니다. "내가 곤경에 빠졌도다. 여호와께서는 긍휼이 크시니, 내가 사람의 손에 빠지지 않고 주의 손에 빠지기를 원하나이다."

     

    주님, 저는 이 고백이 참으로 감동이 됩니다. 다윗은 그 심판의 무게를 회피하지 않았고, 오직 하나님의 손을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비가 없지만, 하나님은 긍휼이 풍성하신 분이심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도 그 믿음을 갖게 하소서. 죄를 저지르고 난 후에도, 도망치지 않고 주님의 손 안에서 울고 회개하며 돌아오기를 선택하게 하소서. 세상 사람들 앞에 무너지는 것보다, 주님의 손 안에서 깨어지는 것이 복된 줄 믿습니다.

     

    말씀에 따르면, 전염병이 이스라엘을 덮었고 칠만 명이 죽었습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재앙 앞에서 다윗은 백성에게 향한 칼을 보며 다시 하나님께 엎드립니다. “범죄한 자는 저입니다. 이 양 떼는 무엇을 행하였나이까?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을 치소서.”

     

    주님, 이 기도는 단지 지도자의 눈물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의 예표입니다. 죄 없는 백성이 고통당하는 것을 보며, 자신이 책임지겠다 고백하는 다윗의 마음은 장차 우리를 위해 십자가 지신 예수님의 마음과 같습니다.

     

    주님, 저도 이런 사랑을 품고 싶습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내 탓이라 고백하며, 아파하는 자들과 함께 눈물 흘릴 줄 아는 마음을 주옵소서. 오늘도 우리 가정, 공동체, 교회, 나라 가운데 있는 죄와 분열, 갈등과 상처를 놓고 주님께 엎드려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의 무지와 오만이 다른 이에게 상처 주지 않도록, 제가 먼저 돌이키게 하소서. 공동체를 살리는 기도자, 아파하는 자의 짐을 함께 짊어지는 중보자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시며 천사에게 말씀하신 그 음성,
    "족하다, 이제는 네 손을 거두라"라는 음성이 저와 우리 민족에게도 들려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죄와 심판이 멈추고, 긍휼과 회복이 시작되는 그 순간을 기대합니다.


    다윗이 본 오르난의 타작 마당, 그곳이 성전이 되는 것처럼,
    저의 가장 부끄럽고 무너졌던 자리가
    하나님의 임재와 회복의 장소가 되게 하소서.

     

    오늘도 말씀 앞에 서서 고백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손에 나를 맡깁니다.
    오직 하나님의 긍휼만이 나를 살립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신우산지장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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