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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의 길을 걸어가며 수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가?”
“내 사역은 주님 보시기에 합당한가?”
“내가 진정으로 본받고 따라야 할 목회의 자세는 무엇일까?”
이 질문들 앞에, 저는 늘 한 분의 목사님을 떠올립니다.
한국 교회와 사회 전체에 깊은 영향을 끼쳤던 어느 큰 목회자,
교회의 부흥과 세상적 성공보다 말없이 묵묵히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셨던 분입니다.
오늘은 그분의 삶에서 배운 두 가지 목회의 자세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화려한 말보다, 삶으로 가르쳐주신 귀한 유산입니다.
첫째,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 겸손의 처신
어느 날 당회에서 장로님들이 한 목사님의 단점을 22가지나 정리하여 직접 읽으며 지적했다고 합니다.
이 장면만 보면 누구든 당황하고 화가 날 법한 상황이죠.
그분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다 들으신 후, 고개를 들고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제 부족을 22가지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세히 보면 220가지도 넘을 겁니다. 앞으로 잘 고쳐가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장로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분의 진심 어린 겸손 앞에, 어떤 비판도 더 이상 날카로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는 수많은 성도가 따르던 교회의 설립자였고,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권위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권위를 자신을 방어하거나 높이는 데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오히려 "목사의 권위는 수동적 권위여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자신이 주장하여 만든 권위가 아니라, 성도들이 보고, 느끼고, 함께하며 부여한 권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능동적인 권위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높아지고자 하면 낮아지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진리입니다.
진짜 큰 사람은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사람,
그것이 우리가 본받아야 할 첫 번째 처신입니다.
둘째, “교인의 눈높이를 벗어나지 말라” – 검소함과 배려
은퇴 후 한 무더운 여름날, 그 목사님을 방문한 장로님이 더위를 참으시는 모습에 놀라며 에어컨을 설치해드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그분은 관리집사를 시켜 에어컨을 철거한 뒤 시골의 어려운 목회자에게 그 비용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부채로도 충분합니다. 그 돈이면 더 필요로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겁니다.”
누가 보아도 그는 성공한 목회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부유하게 살려고 하지 않으셨고,
항상 교인들의 삶의 수준과 눈높이를 함께 하셨습니다.
반면, 요즘은 작은 부흥만 일어나도 고급차를 타고 다니며 자기 권위를 겉으로 표현하려는 사례가 종종 보입니다.
실제 사례에서, 어떤 목회자는 에쿠스를 요구하다가 성도들의 눈높이와 갈등이 발생해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우리가 목회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명예나 편안함이 아닌
정말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라면,
삶의 태도에서도 그 순결함과 검소함이 드러나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어떤 목사가 되어야 할까?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유혹 앞에 서 있습니다.
더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 더 안정된 삶에 대한 갈망, 인정받고 싶은 마음.
하지만 주님의 종으로 부름받은 우리가 돌아봐야 할 본질은 바로 이 두 가지입니다.
- 항상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함
- 성도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걷는 검소한 삶
목회자는 결국 말로 설득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하는 사람입니다.
성도들은 목사의 말보다 목사의 삶과 태도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보고 싶어합니다.
마무리하며 – 수동적 권위, 그것이 진짜 권위다
권위는 억지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쌓이는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성도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목회,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 없는 목회,
그런 목회자가 진짜 ‘큰 목사’가 아닐까요?
나는 어떤 목사가 되어야 할까?
그 물음 앞에서 오늘 다시금 다짐해봅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주장보다는 모범으로,
능동적 권위가 아니라 수동적 권위로 주님 앞에 서는 목회자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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