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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장. 간구와 중보, 도시를 위한 기도

    – 나를 위한 기도에서 도시를 품는 기도로


    도시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각자의 욕망, 고통, 성공, 외로움이 뒤섞여 하루하루 숨 가쁘게 움직이는 공간, 그것이 바로 도시다. 그 도시의 중심에 우리는 서 있다. 각자의 삶을 위해 분투하면서도, 도시 전체를 품는 시야를 갖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다면 기도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단지 나 자신만을 위한 기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도시, 이웃, 공동체, 그리고 세상을 품는 기도로 나아가야 한다. 간구의 기도는 하나님 앞에 나의 필요를 아뢰는 행위이고, 중보의 기도는 타인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대신 드러내는 사랑의 실천이다.

     

    이 장에서는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개인의 필요를 넘어서는 도시 전체를 품는 기도, 그리고 중보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삶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1. 간구: 하나님께 나아가는 솔직한 고백

    기도는 하나님께 무언가를 "요청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시편에도 간구의 기도가 즐비하다. 다윗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도움을 구했고, 자신의 원수로부터 구원을 외쳤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오늘 우리에게 주시옵고"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

     

    간구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듣기 원하신다. 우리는 자주 “이런 것까지 기도해도 될까?” 하고 망설이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사소한 고통, 숨겨진 두려움까지도 아시고 돌보시는 아버지다. 간구는 우리의 연약과 부족을 고백하는 시간이자, 하나님이 공급자 되심을 인정하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의 표현이다.

     

    도시에서의 삶은 끊임없는 경쟁과 불안, 속도에 시달리기 쉽다. 그러한 삶 속에서 간구의 기도는 일상을 하나님과 연결시키는 고리가 된다. 일터의 문제, 자녀의 진로, 가정의 평화, 건강과 재정 등 어떤 문제라도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올 수 있다.

    2. 중보: 하나님의 마음으로 타인을 안는 기도

    중보기도란 단순히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줄게”라고 말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그 사람의 상황과 마음을 안고 하나님 앞에 대신 서는 것이다. 마치 출애굽기의 모세처럼, 죄를 범한 백성을 위해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그 심정으로 우리는 타인을 위한 기도에 들어가야 한다.

     

    예수님은 우리의 완전한 중보자시다. 그는 십자가에서 우리를 대신해 죽으셨고, 지금도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우리를 위해 간구하신다(롬 8:34). 우리가 중보할 수 있는 이유는, 그분이 먼저 우리를 위해 중보하셨기 때문이다.

     

    도시의 기도자는 무기력한 관찰자가 아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싸우는 사람이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서로의 짐을 지는 신앙 공동체를 회복하려면, 중보기도는 반드시 회복되어야 한다.

    3. 나의 기도에서 도시를 향한 기도로

    우리는 보통 기도할 때 ‘내 문제’, ‘내 필요’로 시작한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기도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확장되어야 한다. “나”에서 시작했지만 “우리”로 나아가고, 결국은 “그들”을 품게 되는 기도로 변화한다.

     

    도시는 많은 상처와 죄로 병들어 있다. 도시의 아이들은 가정의 불화 속에서 자라고, 어른들은 돈과 성공의 무게 에 눌려 있다. 노인들은 외로움에, 청년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지쳐 있다. 기도자는 이 아픔을 보고 지나치지 않는다. 그는 하나님께 말한다.

    “주님, 이 도시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그 한 마디는 도시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긍휼을 불러들이는 기도다. 중보기도는 도시의 영적 상태를 깨우는 기도이고, 도시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과 시선을 개인과 공동체 안에서 회복하게 한다.

    4. 도시를 위한 중보기도, 무엇을 기도해야 할까?

    • 도시의 리더들을 위해: 시장, 국회의원, 교육감, 행정가 등
    • 학교와 청소년들을 위해: 교육 환경과 가치관의 회복
    • 가정을 위해: 회복과 화해, 부모 세대의 믿음과 다음 세대의 연결
    • 노인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외로움 속에 있는 이들을 위한 기도
    • 교회들을 위해: 교회 간의 연합, 말씀과 복음 중심의 목회 회복
    • 사회적 이슈를 위해: 주거 문제, 일자리, 복지, 정의

    중보기도는 단지 “축복해주세요”를 넘어서서, 도시의 실제적 상황을 품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구체적 기도다. 도시의 부패와 불의, 분열과 무관심은 기도로 싸워야 할 대상이다.

    5. 도시 기도자로 살아가기 위한 실제 훈련

    1. 도시 지도를 펼쳐두고 기도하기
      • 지명 하나하나에 하나님의 통치를 선포하라.
    2. 뉴스를 보며 기도제목 찾기
      •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라.
    3. 주간 중보 대상 정하기
      • 한 주간 기도할 대상이나 이슈를 정하고 집중적으로 중보하라.
    4. 기도 모임 활성화
      • 혼자 기도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중보하는 기도의 자리를 만들라.
    5. 중보기도 일지 쓰기
      • 기도한 내용과 응답을 기록하며 하나님의 역사를 추적하라.

    기도자는 도시의 영적 방패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각지대, 주목받지 못하는 이웃, 부서진 가정과 길 잃은 청년들을 위해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자, 그것이 바로 도시의 기도자다.

    6. 간구와 중보는 함께 가야 한다

    간구 없는 중보는 공허하고, 중보 없는 간구는 이기적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로를 채우기 원하시고, 동시에 우리를 이 땅을 위한 기도의 통로로 사용하시기를 원하신다. 간구와 중보는 하나의 기도 안에서 통합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로만 끝나지 않고, 기도한 대상을 더 사랑하게 되기를 원하신다. 중보기도를 오래 한 사람은, 결국 그 사람을 돕기 위해 움직이게 된다. 기도는 곧 실천으로 이어지는 영적 에너지다.


    ⏳ 마무리 묵상

    • 나의 기도는 누구를 위한 기도인가? 오직 나를 위한 것인가?
    •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위해 기도해본 적이 있는가?
    • 중보기도를 습관화하기 위해 어떤 실천을 시작할 수 있을까?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오늘도 제 삶을 돌보시는 주님의 손길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주님, 이제는 제 기도가 저만을 위한 것이 되지 않게 하소서. 이 도시를 위해, 이웃을 위해, 교회를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세상을 향한 주님의 긍휼을 제 마음에도 부어주시고, 제가 그 긍휼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중보자의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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