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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er and the City: 도시 한복판에서 드리는 기도] part1, 4장
리덴 가이드 2025. 6. 29. 18:00목차
4장. 자백과 회개의 용기
– 영혼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시간
한 철학자는 말했다. “인간은 누구보다 스스로를 속이기 쉬운 존재다.” 이 말은 신앙인에게도 아프게 다가온다. 우리의 기도는 어떠한가? 진실한 기도보다는 듣기 좋은 말을 늘어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마치 하나님 앞에서조차 체면을 차리듯 형식을 갖추는데 힘을 빼고 있는지 살펴보자.
진짜 기도는 정직함에서 시작된다. 특히 자백과 회개의 기도는, 가장 깊은 곳을 열어젖히는 용기를 요구한다. 회개는 단순히 죄를 나열하고 사과하는 절차가 아니다. 회개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내 죄를 보는 것이며, 그 앞에서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믿음의 결정이다.
이 장에서는 도시의 분주함과 복잡함 속에서 잊혀진 회개의 가치를 회복하고, 기도의 가장 깊은 차원으로 들어가는 자백과 회개의 영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회개 없는 기도는 껍데기일 뿐이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께 우리의 필요와 바람을 가지고 나아간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손보다 먼저 우리의 마음을 보신다. 기도란 하나님과의 대화이며, 대화는 진실함을 전제로 한다. 자백 없는 기도는 하나님과의 교제가 아니라 독백에 그치기 쉽다.
성경은 자백과 회개를 기도의 필수요소로 강조한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9). 회개 없는 기도는 자기위안이지만, 회개 있는 기도는 새출발이다.
현대의 도시 신자는 무엇보다도 바쁘고, 상처 입고, 자아로 방어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기도는 그 방어를 내려놓는 시간이다. 하나님 앞에 벌거벗듯 나아가 내 영혼의 진실을 직면하는 것. 그것이 자백이며, 회개의 첫 걸음이다.
2. 회개는 하나님을 향한 용기 있는 정직함이다
회개는 수치심이나 죄책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용서와 자비를 믿기에 할 수 있는 믿음의 행위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 죄를 고백할 수 있는 이유는, 그분이 거룩하심과 동시에 자비로우시기 때문이다.
다윗은 시편 51편에서 간음과 살인의 죄를 고백하며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이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해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그는 제사보다 중심을, 형식보다 진심을 아는 분 앞에 자신을 내어놓는다.
이처럼 회개는 겁먹은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신뢰하는 자의 용기 있는 선택이다. 우리가 진실하게 하나님 앞에 설 때, 오히려 그분은 더 가까이 오신다. 회개는 단절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길이다.
3. 회개는 자기 연민이 아니라, 방향의 전환이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회개를 자기비하나 죄책감에 빠지는 것과 혼동한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회개는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돌이킴(메타노이아)이다. 회개란 단지 과거를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하나님을 향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단이다.
회개는 자기연민으로 흘러들지 않게 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죄를 지적당하면 위축되고 자기합리화로 도망간다. 그러나 하나님의 빛 아래에서는 오히려 모든 것이 드러날수록 자유롭다. 하나님은 숨긴 죄를 폭로하려 하지 않으시고, 드러난 죄를 덮고 회복시키시는 분이시다.
4. 자백은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가장 깊은 표현이다
진짜 사랑은 가장 어두운 모습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완성된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과의 진짜 관계는, 내가 숨기고 싶은 모습까지 드러낼 때 더욱 깊어진다. 자백은 하나님의 전지하심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 전지하심 속에도 그분이 여전히 나를 사랑하신다는 믿음을 고백하는 행위다.
우리가 자백을 꺼리는 이유는 수치심 때문이지만, 하나님은 이미 우리를 알고 계신다. 그분은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아신다. 그러나 우리가 말할 때, 그 관계는 더욱 살아 있는 관계가 된다. 자백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의 열쇠이며, 그 열쇠를 쥔 것은 우리 자신이다.
5. 도시에서 회개하기 어렵다는 것
도시의 삶은 늘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삶이다. 성과 중심, 이미지 중심, 경쟁 중심의 사회에서 자기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약점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 앞에서도, 하나님 앞에서도 괜찮은 척, 강한 척 한다.
그러나 회개는 그 모든 위장을 벗는 시간이다. 도시의 문화는 회개를 부끄러움으로 만들지만, 복음은 회개를 은혜의 문으로 만든다. 예수님은 세리와 창녀,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시며 그들을 사랑으로 초대하셨다. 회개는 하나님의 품에 들어가는 통로다.
6. 회개는 공동체를 새롭게 만든다
기도는 개인적인 행위이지만, 회개는 공동체적인 변화로 이어진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의 폐허를 보며 개인이 아닌 민족 전체의 죄를 회개했다.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하여…”(느 1:6). 이처럼 회개는 ‘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하나님 앞에 아뢰는 것이기도 하다.
가정의 어른이 회개할 때, 가정이 회복된다. 교회의 지도자가 회개할 때, 교회가 다시 살아난다. 도시의 성도가 회개할 때, 도시의 영적 기류가 달라진다. 하나님은 회개하는 자를 통해 공동체에 새로운 생명을 부으신다.
7. 회개한 사람의 기도는 다르다
회개는 단지 용서를 받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자세를 바꾸는 전환점이다. 회개한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고, 타인을 향해 관용하며, 죄에 대해 예민하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게 된다.
예수님의 발 앞에 향유를 붓고 머리카락으로 닦던 여인은 많은 죄를 용서받았기에 큰 사랑으로 반응했다. 회개는 곧 사랑으로 이어진다. 진정한 회개는 우리를 더 깊은 기도로 이끌고, 더 뜨거운 사랑으로 타인을 대하게 한다.
⏳ 마무리 묵상
- 나는 기도할 때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드리고 있는가?
- 자백과 회개 없이 반복되는 기도는 형식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 하나님 앞에 정직해지기 위해 오늘 내가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오늘의 기도
“하나님, 당신 앞에 서는 것이 두렵지만, 당신의 사랑을 믿기에 나아갑니다. 내 죄를 당신 앞에 고백합니다. 알고 지은 죄도, 잊고 지은 죄도, 무관심으로 묻어둔 죄도 있습니다. 주님, 나를 용서하시고 새롭게 하소서. 회개의 눈물을 외면치 않으시는 주님, 오늘 제 마음을 깨끗하게 하시고, 다시 주님의 뜻을 따라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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