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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왜 기도해야 하는가?

    – 하나님 없는 도시에서 그분을 향해 나아가는 첫 걸음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길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뉴스를, 누군가는 게임을, 혹 누군가는 스마트폰에서 고개를 돌리고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 위한 기도 아닌 기도를 드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도시의 아침은 언제나 분주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한 사람의 기도는 시작될 수 있다. 눈을 감고 마음으로 말하는 그 순간, 세속적인 도시 한복판에서 하늘 문이 열린다. 기도란 그런 것이다. 가장 일상적인 공간, 가장 바쁜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행위이다.

    1. 기도는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기도는 단순히 어떤 말을 읊조리는 종교적 행위가 아니다. 기도는 관계다. 우리가 하나님과 맺고 있는 인격적인 관계의 표현이며, 그 관계의 깊이를 더하는 소통의 시간이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 대화를 나누듯, 기도는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핵심이다.

     

    유명한 기도자 E.M. 바운즈는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을 통해 역사하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하나님은 우리가 무언가를 성취한 이후가 아니라, 기도를 통해 지금 이 자리에서 만나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성공한 이후의 모습이 아니라, 무릎 꿇은 그 순간의 마음을 귀하게 보신다.

     

    예수님께서도 기도를 삶의 중심에 두셨다. 복음서를 읽어보면, 예수님은 새벽에, 한적한 곳에 나가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그토록 기도를 중요하게 여기셨다면, 우리는 더더욱 기도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기도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시작이자 중심이다.

    2. 왜 도시에서 기도해야 하는가?

    도시는 늘 빠르게 움직인다. 정보는 쏟아지고, 소음은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바쁘고, 때로는 거칠다. 도시의 삶은 외롭고 치열하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기도는 더 절실하다.

     

    우리는 도시의 혼잡함 속에서 쉽게 하나님을 잊는다. 고층빌딩의 그림자에 가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조차 드물다. 하지만 그런 도시의 삶 속에서, 우리가 잠시 멈추어 기도할 때, 우리는 다시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다. 기도는 도시의 소음 속에서 영혼의 조용한 방으로 들어가는 통로이다.

     

    하나님은 광야에서만이 아니라, 도시 한복판에서도 우리를 부르신다. 욥기 33장 14절에 "하나님은 한 번 말씀하시고 다시 말씀하시되 사람은 깨닫지 못하느니라" 했듯,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하시지만 우리가 들을 귀를 잃었을 뿐이다. 기도는 그분의 말씀을 다시 듣는 훈련이며, 잃어버린 영혼의 방향을 다시 맞추는 나침반이다.

    3. 기도는 존재의 중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향해 살아가는가? 도시의 일상은 이 질문을 흐릿하게 만든다. 그러나 기도는 이 근본적인 질문에 다시 집중하게 만든다. 기도는 단지 필요를 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존재를 회복하는 시간이다.

     

    C.S. 루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기도는 하나님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는 일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마치 거울처럼 우리의 내면을 비추신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다시금 ‘나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회복하게 된다. 세상이 우리를 규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기도는 내 안에 있는 두려움, 비교의식, 공허함을 드러내고, 하나님 앞에서 그것들을 정리하는 영적 작업이다. 그것은 삶을 리셋하는 시간이며, 하나님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버튼이다.

    4. 기도는 삶의 질서를 다시 세운다

    기도는 단지 영적인 시간이 아니라, 일상의 질서를 회복하는 힘이다. 기도를 드릴 때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지를 분별하게 된다. 기도는 우리의 시선을 바꾸고, 사고의 패턴을 바꾸며, 삶의 우선순위를 재구성한다.

     

    현대 도시인들은 모두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무엇을 위해 그토록 바쁜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기도는 바쁨에서 중요한 것으로, 소란에서 본질로 돌아오게 만든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당신을 향해 지어진 우리의 마음은 당신 안에서 쉴 때까지 안식이 없습니다”라고 기도했다. 기도는 그 ‘쉼’을 회복하는 출발점이다.

     

    도시가 우리를 소비자로 만들고, 성과로 평가한다면, 기도는 우리를 창조주와의 관계로 초대하여 존재의 가치를 회복시킨다. 기도는 경쟁에서 나를 끌어내고, 은혜로 나를 다시 세운다. 그것은 영적인 해방이다.

    5. 기도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불러오는 통로이다

    예수님은 주기도문을 통해 이렇게 기도하라 하셨다. “아버지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하시고,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것은 단지 개인의 축복을 비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이 땅 가운데 불러오는 선포이자 선언이다.

     

    도시의 한복판에서, 경쟁과 불의, 외로움과 절망이 만연한 공간에서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는 그 도시에 하나님의 나라를 초대하는 것이다. 기도는 영혼의 숨결이자, 세상을 바꾸는 하나님의 방식이다. 단 한 사람의 기도라도,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도시를 움직이신다.

     

    우리는 종종 기도가 너무 작고 무력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성경은 단 한 사람의 기도로 문이 닫히고 열리는 사건들을 증언한다. 다니엘은 바벨론 한가운데서, 예루살렘을 향해 창문을 열고 기도했다. 그 기도는 단순한 신앙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세상 한가운데 가져오는 거룩한 저항이었다.

    6. 당신은 도시의 기도자이다

    우리는 흔히 기도를 ‘누군가의 전문 영역’처럼 여긴다. 목회자나 중보기도 사역자처럼 특별한 사람만이 기도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기도는 모든 성도의 삶이며, 누구나 부름받은 자리에서 드릴 수 있는 거룩한 일이다.

     

    당신이 있는 그 자리, 당신이 걷는 그 거리, 당신이 숨 쉬는 그 공간이 기도의 처소가 될 수 있다. 기도는 장소와 시간을 초월한다. 당신이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열 때, 그 순간이 곧 성소가 된다. 당신이 기도하는 그곳이 도시의 영적 중심이 된다.

     

    기도는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며, 부담이 아니라 축복이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자를 찾으신다. 도시를 위해, 교회를 위해, 가정을 위해, 영혼을 위해 기도할 사람을 찾으신다. 지금 이 책을 펼친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다.


    ⏳ 마무리 묵상

    • 나는 왜 기도하는가? 아니, 나는 정말 기도하고 있는가?
    • 나의 하루 중 가장 하나님께 가까운 시간은 언제인가?
    • 오늘, 이 도시에서 내가 기도로 시작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무엇인가?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이 분주한 도시 속에서도 주님을 바라봅니다. 세상은 시끄럽고 마음은 바쁩니다. 하지만 이 순간, 당신 앞에 멈춰 섭니다. 나의 존재를 다시 정리하고, 당신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오늘을 당신의 뜻 안에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주님, 이 도시 한복판에서 기도자로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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