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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분주한 일상, 기도할 수 있을까?

    – 방해받는 삶 속에서 영혼의 고요를 만드는 법


    "하루가 24시간으로는 도저히 부족해요."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내뱉는 말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업무, 가족, 일정, 통화, 메시지, 할 일 목록에 치이고, 잠자리에 들면 또다시 다음 날이 기다리고 있다. 현대인의 일상은 마치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 같다.

     

    이런 삶 속에서 기도하라니? 우리는 때로 ‘기도할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도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상태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기도는 분주한 일상을 벗어나는 도피가 아니라, 그 속을 뚫고 들어가 영혼의 고요를 회복하는 능동적인 행위이다. 기도는 방해받는 삶 속에서 우리가 다시 하나님을 중심에 놓는 시간이다. 오

     

    늘 우리는 묻는다. “이렇게 바쁜데, 제가 기도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대답하신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너는 나를 더 필요로 한다.”

    1. 예수님의 바쁜 일상 속 기도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 단 한 번도 여유롭거나 한가하게 지내지 않으셨다. 갈릴리 해변, 예루살렘 거리, 산 위와 들판마다 사람들이 그분을 찾았고, 치유를 바랐으며, 말씀을 구했다. 그러나 복음서 곳곳에서 우리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막 1:35)

    예수님은 이른 새벽, 사람들의 활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조용히 기도하셨다. 그 기도는 사역을 위한 준비가 아니었다. 그 기도가 가장 중요한 사역이었다. 자신을 하나님과 연결시키는 사역보다 더 중요한 사역이 있을까?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의 원동력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본을 따라야 한다. 그분도 바쁘셨지만, 바쁘기 때문에 더욱 기도하셨다.

     

    현대인의 분주함은 외부의 압박이기도 하지만, 내부의 분열이기도 하다. 실상 우리의 마음을 살펴보라. 수많은 영역으로 쪼개져 있지 않은가. 기도는 그 분열된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분주한 삶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집중력을 만들어낸다.

    2. 바쁨은 죄가 아니지만, 무관심은 위험하다

    바쁘다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성실한 삶은 하나님의 기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바쁨이 영혼을 소외시키고, 하나님과의 교제를 가볍게 만드는 이유가 될 때, 그것이 직접적인 죄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를 위험하게 만든다.

     

    E.M. 바운즈는 이렇게 말했다. “기도 없이 하는 일은 하나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선한 일이라도, 기도로 시작되지 않고 기도로 유지되지 않으면 하나님과 상관없는 일이 될 수 있다.

     

    우리가 기도를 밀어낼 때, 그 자리에 다른 것들이 들어온다. 불안, 조급함, 경쟁, 피로, 성과주의… 그리고 결국 하나님 없는 삶의 빈자리를 우리 스스로 채우려다 무너지고 만다. 기도는 단지 한 가지 영적 활동이 아니라, 삶 전체를 하나님께 다시 내어드리는 고백이다.

    3. 기도는 우선순위의 싸움이다

    기도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다. 기도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결국 ‘기도보다 중요한 일이 많다’는 고백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결코 잊지 않는다.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는 시간을 낸다. 그렇다면 나는 하나님을, 하나님과의 시간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가?

     

    조지 뮬러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성경을 묵상했다. 그는 말했다. “내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일은 내 영혼을 즐겁게 하는 일이다.”

     

    오늘 아침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먼저 확인했는가, 아니면 하나님께 먼저 마음을 드렸는가? 우리가 매일 아침 찾는 첫 대상은 곧 우리 인생의 주인이다. 기도는 그 주인을 다시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선언이다.

    4. 작은 시간을 모아 기도하는 습관

    기도는 반드시 한 시간 동안 무릎 꿇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회의 전 5분 동안, 아이를 재우는 틈 사이에, 짧은 산책을 하며, 짧고 집중된 기도가 가능하다.

     

    도시에 사는 현대 그리스도인은 기도의 ‘틈’을 찾아야 한다. 다니엘은 바벨론에서도 창을 열고 하루 세 번 기도했다. 그는 일정한 루틴 속에서 하나님을 만났고, 세상의 압력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기도의 틈을 만들고, 작은 시간을 정기적으로 드릴 때, 하나님은 그 시간 속에 임하신다.

     

    기도는 이벤트가 아니라 리듬이다. 우리는 매일 호흡하듯이 기도할 수 있다. 하루 24시간 중 단 1%만 하나님께 드려도, 인생의 중심이 달라진다. 기도는 거대한 현대 도시, 도시인의 삶, 그 성벽 틈새를 헤집고 들어오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숨결을 느끼는 자리다.

    5. 기도를 방해하는 요소들 극복하기

    현대인의 기도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스마트폰, 멀티태스킹, 그리고 자기 자신이다. 우리는 기도를 하려고 마음먹는 순간에도 자꾸만 다른 일들이 떠오르고, 알림 소리에 흔들린다. 이때 필요한 것은 작은 결단과 환경 조성이다.

    • 기도 시간을 정해두고, 알림을 끄자.
    • 짧은 기도문을 미리 써두고 반복하자.
    • 기도하는 장소를 정해두고 습관화하자.
    • 소리내어 기도함으로 잡념을 막자.

    기도는 훈련이다. 처음에는 집중이 어렵지만, 계속할수록 내면의 영적 근육이 자라난다. 방해받는 삶을 핑계 삼지 말고, 방해를 뚫고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기도는 그럴 가치가 있다.

    6. 기도는 나를 다시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든다

    기도는 하나님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는 시간이다. 기도 속에서 우리는 다시 정체성을 회복한다. 하나님의 자녀로, 그분의 동역자로, 도시에 파송된 기도자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기도하지 않고 하루를 시작하면, 우리는 세상의 기준과 감정에 휘둘리게 된다. 그러나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는 삶은, 그분과 함께 시작된 하루로부터 흘러나온다.

     

    기도는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을 몰아내고, 주님을 향한 신뢰를 심는다. 피곤함 속에서도 주님을 붙드는 마음, 그 단단한 중심이 생겨날 때, 우리는 어떤 바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7. 바쁜 사람일수록 더 기도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믿음의 사람들은 모두 바쁜 이들이었다. 모세는 수백만 명의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었고, 바울은 끊임없이 이동하며 복음을 전했다. 조지 뮬러, 허드슨 테일러, 존 웨슬리 모두 숨가쁜 사역과 리더십의 삶을 살았지만, 하루의 첫 시간을 기도로 구별했다.

     

    마틴 루터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늘 너무 바쁘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기도해야 한다.” 이 말은 단순한 역설이 아니라, 기도 없이는 삶을 감당할 수 없다는 고백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기도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도시는 영혼을 마르게 만든다. 그러나 기도는 다시 살아나게 만든다. 이 도시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하나님의 속도에 걸맞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 마무리 묵상

    • 나는 얼마나 자주 “바빠서 기도 못 해”라고 말하는가?
    • 내 일상 속 ‘틈’은 어디에 있는가? 그 틈을 기도로 채워볼 수 있을까?
    •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마음을 드릴 수 있을까?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제 삶이 너무 분주합니다. 때로는 숨이 턱 막히고, 기도할 시간조차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제가 주님을 더 붙들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이 혼잡한 일상 속에서, 주님을 향한 고요한 공간을 마련하게 하소서. 제 마음 한복판에 주님이 거하시는 성소가 세워지게 하소서. 바쁨 속에서도 주님을 잊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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