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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신 하나님,
오늘 우리는 스가랴 11장의 말씀 앞에 서 있습니다. 주님께서 “레바논아 네 문을 열라, 불이 네 백향목을 사르게 하라” 하시며 시작하신 말씀은, 인간이 자랑하던 영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비극을 보여줍니다. 요단의 자랑이 쓰러지고, 목자들의 곡성이 들리며, 어린 사자의 부르짖음이 터져 나옵니다. 주님, 이 말씀을 읽으며 저희 마음 깊은 곳에서 떨림이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이 장면이 단지 고대 이스라엘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 시대와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저희는 얼마나 자주 레바논의 백향목처럼 스스로의 힘과 업적을 자랑하며 살았는지 모릅니다. 저희의 성공, 저희의 명성, 저희의 안정된 삶이 마치 요단 숲처럼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손을 거두시면 그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립니다. 오늘도 우리는 그것을 경험합니다. 경제가 흔들리고, 인간관계가 깨어지고, 교회와 공동체마저 갈등으로 흔들립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로 하여금 주님 외에는 어떤 것도 궁극적인 안전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하십니다.
주님, 스가랴를 통하여 “잡혀 죽을 양 떼를 먹이라” 명령하셨을 때, 그 백성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다스리는 목자들은 불쌍히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양들을 착취하며 “내가 부요하게 되었으니 여호와를 찬송하리라”라고 외쳤습니다. 주님, 이 장면은 저희의 가슴을 찌릅니다.
오늘 우리 교회와 사회 가운데도 이런 죄악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억압하고, 타인의 고통 위에 세운 번영을 “하나님의 축복”이라 부르는 위선이 있습니다. 저희도 종종 이런 거짓된 신앙 언어를 사용하며 자기 욕망을 포장했습니다. 주님, 저희의 위선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님, 스가랴가 손에 들었던 두 막대기, 곧 “은총”과 “연합”은 저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은총의 막대기가 꺾일 때, 백성과의 언약이 파기되었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떠나자, 공동체는 더 이상 보호받을 수 없었습니다. 연합의 막대기가 꺾일 때, 유다와 이스라엘의 형제적 관계가 무너졌습니다.
주님, 은혜가 사라지면 인간 사회는 필연적으로 분열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음이 중심이 되지 않으면, 우리는 서로를 찢고 나누며 흩어집니다. 주님, 저희 교회가 은총 위에 세워지게 하시고, 복음의 연합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은 삼십 개의 장면 앞에 설 때, 저희는 예수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 스가랴의 예언은 신약에서 그대로 성취되었습니다. 은 삼십에 팔려나가신 예수님, 가장 비천한 종의 값으로 멸시당하신 그분이 우리의 구원자가 되셨습니다.
주님, 저희가 목자이신 주님을 배척하고 세상의 욕망을 선택했을 때, 주님은 그 배척을 친히 짊어지셨습니다. 저희가 받아야 할 저주의 값을 주님께서 대신 담당하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은총의 막대기가 꺾이는 것 같았으나, 사실은 새 언약이 세워졌습니다. 연합의 막대기가 끊어진 것 같았으나, 성령 안에서 새로운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주님, 이 복음을 다시 붙듭니다.
주님, 본문 속에서 보이는 “어리석은 목자”를 묵상합니다. 그는 잃은 자를 찾지 않고, 상한 자를 고치지 않고, 강건한 자를 먹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살진 양의 고기를 뜯고, 굽까지 찢었습니다. 주님, 이 모습은 오늘날에도 보입니다. 권력만을 탐하고, 자기 배를 채우기 위해 성도를 이용하는 목자들, 공동체를 돌보지 않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지도자들, 심지어 저희 자신의 모습 속에서도 이런 악을 봅니다. 주님, 저희 안의 악한 목자를 깨뜨려 주옵소서. 저희가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만을 따르게 하옵소서.
하나님, 저희 교회를 긍휼히 여기소서. 우리가 은총을 잃어버리고, 연합을 잃어버리고, 악한 목자에게 붙잡히지 않도록 보호하소서. 주님의 말씀과 성령의 은혜 위에 굳게 서서, 선한 목자의 음성을 따라가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저희가 목자의 음성을 듣고 그분을 따르는 참된 양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저희의 개인적인 삶에서도 이 말씀을 적용합니다. 우리의 자랑이 무너질 때, 우리의 계획이 실패할 때, 그것이 주님의 심판이자 동시에 은혜의 경고임을 깨닫게 하소서. 주님만이 우리의 참된 자랑, 참된 힘, 참된 영광임을 알게 하소서. 저희가 세상의 백향목과 상수리나무 같은 자랑거리에 의지하지 않게 하옵소서. 오직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은 삼십에 팔리신 그리스도만을 자랑하게 하옵소서.
주님, 이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며 소망을 품습니다. 은총이 꺾였던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은혜가 다시 세워지고, 연합이 끊겼던 자리에서 성령의 교제가 다시 이어지며, 악한 목자가 득세하던 자리에서 선한 목자가 다스리시는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주님, 그날을 바라보며 오늘도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주님을 따르게 하옵소서.
마지막으로 간구합니다. 주님, 우리 시대의 교회를 불쌍히 여기소서. 목자들이 다시 복음을 붙들게 하시고, 성도들이 주님의 은총 아래 거하게 하소서. 공동체가 인간적 유대가 아니라, 복음 안에서 하나 되는 기적을 경험하게 하소서. 저희 가정과 교회, 이 나라와 열방이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다스림 안에 거하게 하소서.
주님, 우리의 눈을 들어 다시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옵소서. 은 삼십의 멸시를 받으셨지만, 그 십자가로 영광을 이루신 주님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세상의 자랑이 아니라, 요단의 숲이 아니라, 십자가의 은혜만을 붙들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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