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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난, 그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피해갈 수 없는 보편적 경험이다. 그러나 그 무게 앞에서 우리는 종종 말문이 막히고, 위로의 말조차 무색해지는 순간을 맞는다. 한재욱 목사의 『고난이 꽃이 되고 별이 되게 하소서』는 바로 이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고난의 무게’를 가슴 깊이 품고, 고난 속에 아로새긴 하나님의 진심을 조용히 노래하는 책이다.


    1. 고난과 마주한 이들에게 건네는 따스한 손길

    책은 단순히 고난 극복에 관한 이론이나 철학적 논의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고난의 ‘설명’보다 고난 당하는 이들의 ‘아픔과 절규에 함께 머물기’를 선택했다. 누구나 한번쯤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는 질문을 품으며 하나님 앞에서 고뇌했을 것이다.

     

    저자 자신도 젊은 날부터 몸과 마음의 아픔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해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솔직하게 나눈다. 그래서 이 책은 고난을 겪는 이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조언을 내놓기보다, 그저 ‘같이 아파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중보기도와도 같다.

     

    특히 ‘부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이라는 주제에 깊은 애정을 쏟으며, 고난 속에 던져진 이들의 무력감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저자는 “우리는 고난의 ‘결론’만 듣고, ‘과정’인 절규를 종종 외면한다”고 말하며, 그 아픈 과정을 묵묵히 품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위로임을 일깨운다. 이 점은 독자로 하여금 고난을 겪는 이들을 향한 우리의 태도를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


    2. 인문학과 신앙의 아름다운 만남

    한 목사의 글은 ‘인문학을 하나님께’라는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책 곳곳에 동서고금의 지혜와 격언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단순한 신앙서적에 머무르지 않고 인문학적 깊이와 사유를 더한다. 고난이라는 주제를 성경과 인문학이 어우러진 다리 위에서 바라보게 하는 그의 방식은 독자에게 새로운 통찰의 창을 열어준다.

     

    예컨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죄의 절대성을 인정하지 않는 현대인의 경향을 지적하며, 죄를 죄로 인정하는 용기와 회개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또한 삶의 ‘훈련으로서의 고난’이라는 관점을 통해, 고난이 단지 피할 것이 아니라 성장과 영적 단련의 통로임을 힘주어 말한다. 이렇듯 책은 머리와 마음을 함께 움직이며, 지적이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3. 고난 가운데서도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저자가 고난의 이유를 알 수 없어 하나님께 묻고 답을 듣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도, 결코 하나님이 우리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확신을 잃지 않는 점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눈물로 주저앉은 그 자리에 같이 앉아 같이 울고 계신다”는 진실은 독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저자의 말처럼, 하나님이 고난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분의 사랑과 임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이는 고난으로 인해 신앙이 흔들리는 이들에게 강한 위로가 되고, 동시에 고난당하는 타인을 만나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공감과 섬김의 자세를 요구한다.


    4. 현실과 진실을 향한 용기 있는 시선

    책은 또한 현실의 고난을 무조건 미화하지 않는다. 고난은 고통스럽고, 때론 절망적이다. 저자 자신이 경험한 ‘맑은 정신으로 고난을 바라보는 찢어지는 경험’은 그런 고통의 생생함을 전한다. 그러면서도 고난의 ‘유익’을 성급하게 내세우지 않고, 그 ‘과정’을 함께 견디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 선을 행함으로 받는 고난, 죄로 인한 고난, 훈련으로서의 고난 등 다양한 측면을 균형 있게 다루며, 고난을 단면적인 시각이 아니라 다채롭고 깊이 있는 현상으로 성찰한다. 특히 ‘훈련’으로서 고난을 받아들이는 관점은, 고난의 의미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5. 개인적 고백과 보편적 메시지의 조화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고백에서 출발하지만, 그 울림은 보편적이다. 삶의 어느 순간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고난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과 더불어 걸어갈 것인가? 저자는 그 답을 ‘함께 울어주기’와 ‘포기하지 않는 신앙의 삶’에서 찾는다.

     

    또한 “돈 벌고 출세하는 스토리는 많아도, 그리스도를 위한 상흔은 없는 삶이 가장 불쌍하다”는 저자의 통찰은, 성공 중심의 세상에서 신앙과 고난의 의미를 묵직하게 도전한다. 신앙은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진짜 아픔과 함께한 흔적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마치며

    『고난이 꽃이 되고 별이 되게 하소서』는 고난의 그늘 속에 머무는 이들에게 전하는 한 줌의 따스한 위로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고난의 무게를 함께 안아주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놓인 고난의 진실을 인문학과 신앙이라는 두 축으로 아름답게 엮어낸다.

     

    이 책은 고난으로 인해 신앙이 흔들리는 이, 고난당하는 이를 위로하고 싶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이, 그리고 고난의 어두운 밤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에게 깊은 공감과 실질적 위로를 선사한다. 더불어 고난의 ‘과정’을 온전히 견디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은혜인지 조용히 알려준다.

     

    한재욱 목사의 진심 어린 고백과 사유는 독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울림을 남기며, 고난의 밤이 지나면 반드시 찾아올 새벽의 빛—꽃과 별이 될 희망을 되새기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느끼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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