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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아침묵상] 역대상 21:18-30 | 오르난의 타작 마당 by Songbyungmin
리덴 가이드 2025. 6. 21. 04:00목차
18 여호와의 천사가 갓에게 명령하여 다윗에게 이르시기를 다윗은 올라가서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
19 이에 갓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이른 말씀대로 다윗이 올라가니라
20 그 때에 오르난이 밀을 타작하다가 돌이켜 천사를 보고 오르난이 네 명의 아들과 함께 숨었더니
21 다윗이 오르난에게 나아가매 오르난이 내다보다가 다윗을 보고 타작 마당에서 나와 얼굴을 땅에 대고 다윗에게 절하매
22 다윗이 오르난에게 이르되 이 타작하는 곳을 내게 넘기라 너는 상당한 값으로 내게 넘기라 내가 여호와를 위하여 여기 한 제단을 쌓으리니 그리하면 전염병이 백성 중에서 그치리라 하니
23 오르난이 다윗에게 말하되 왕은 취하소서 내 주 왕께서 좋게 여기시는 대로 행하소서 보소서 내가 이것들을 드리나이다 소들은 번제물로, 곡식 떠는 기계는 화목으로, 밀은 소제물로 삼으시기 위하여 다 드리나이다 하는지라
24 다윗 왕이 오르난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다 내가 반드시 상당한 값으로 사리라 내가 여호와께 드리려고 네 물건을 빼앗지 아니하겠고 값 없이는 번제를 드리지도 아니하리라 하니라
25 그리하여 다윗은 그 터 값으로 금 육백 세겔을 달아 오르난에게 주고
26 다윗이 거기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려 여호와께 아뢰었더니 여호와께서 하늘에서부터 번제단 위에 불을 내려 응답하시고
27 여호와께서 천사를 명령하시매 그가 칼을 칼집에 꽂았더라
28 이 때에 다윗이 여호와께서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서 응답하심을 보고 거기서 제사를 드렸으니
29 옛적에 모세가 광야에서 지은 여호와의 성막과 번제단이 그 때에 기브온 산당에 있었으나
30 다윗이 여호와의 천사의 칼을 두려워하여 감히 그 앞에 가서 하나님께 묻지 못하더라
묵상
어느 때보다 어둡고 두려운 날이었다. 이스라엘 전역에 퍼진 전염병으로 칠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예루살렘을 향해 여호와의 천사가 칼을 들고 서 있었다. 백성의 죄가 아닌, 왕의 교만한 결정이 불러온 재앙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 두려움의 중심에서, 하나님은 회복의 시작을 여신다. 그리고 그 회복의 무대는 아주 평범한 장소,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이었다.
하나님의 명령은 선지자 갓을 통해 다윗에게 주어진다. "올라가서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으라"(v.18).
타작 마당은 밀을 거두는 노동의 현장, 땀과 흙먼지가 묻어나는 평범한 일상의 공간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로 그곳을 제단으로 삼으라 하신다. 이는 매우 상징적이다. 가장 평범한 장소가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자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신다. 예배는 특정한 장소가 아닌,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에 세워지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오르난은 천사를 보았고, 자녀들과 함께 두려워 숨었다. 하지만 다윗이 찾아왔을 때, 그는 기꺼이 자신의 땅을 내어놓는다. 단순한 양도 이상의 마음이었다. 그는 말한다. "왕은 취하소서, 소들은 번제물로, 곡식 떠는 기계는 화목제물로, 밀은 소제물로 삼으십시오"(v.23).
오르난의 태도는 순전한 헌신이었다.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것을, 가장 무서운 순간에 하나님께 드리고자 했다. 그러나 다윗은 단호히 말한다. "값없이 드리지 않겠습니다. 내가 반드시 값을 치르고 이 제단을 세우겠습니다"(v.24).
여기서 우리는 예배의 본질을 본다. 예배는 값없는 흥정이 아니라, 값주고 드리는 사랑의 헌신이다. 다윗은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것을, 책임과 정성으로 드린다. 그리고 하나님은 하늘에서 불로 응답하신다. 그 불은 심판이 아닌 긍휼의 표시였고, 하나님께서 그 예배를 받으셨음을 증명하는 은혜의 상징이었다.
히브리어 ‘제단’(מִזְבֵּחַ, mizbeach)은 ‘희생하는 장소’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단순히 돌을 쌓은 구조물이 아닌, 무언가를 내려놓고, 바치고, 죽이는 자리이다.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을 내어놓는 마음으로 제단을 쌓았다.
또 24절의 "값"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שָׁקַל’(shaqal)은 ‘무게를 달다, 대가를 지불하다’는 의미로, 예배는 무게감 있는 희생임을 말해준다.
또한 ‘불을 내리셨다’는 표현에서 불은 ‘אֵשׁ’(esh), 구약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응답, 심판과 정결함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 하나님은 그 불로 응답하셨고, 동시에 천사의 칼을 칼집에 넣게 하신다. 재앙은 끝났다. 예배는 하나님의 분노를 멈추게 하는 중보의 자리였다.
이 사건은 다윗의 삶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하는 강력한 장면이 된다. 오르난의 타작 마당—그곳은 훗날 솔로몬 성전이 세워질 장소가 된다.
심판의 칼이 멈춘 자리,
왕이 대가를 치른 자리,
제단이 세워진 자리,
하나님이 응답하신 그 자리.
그곳이 곧, 하나님의 은혜가 머무는 성소가 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그와 같은 분이시다. 인간의 죄로 인한 심판 앞에 서서, 우리 대신 값을 치르시고, 십자가라는 제단 위에 자기 몸을 들이셨다. 값없이가 아닌, 자기 생명을 내어주는 값으로. 그리고 그 희생 위에 하나님은 다시금 긍휼을 내리셨다. 십자가의 제단에서 하나님의 불이 내려 심판을 거두셨다.
오늘 우리의 예배도 마찬가지다. 값없이 드리는 예배가 아닌, 진심과 순종, 회개와 헌신이 담긴 예배를 하나님은 받으신다. 그리고 그 예배를 통해 여전히 회복의 은혜가 흘러간다.
한 왕이 교만으로 시작했지만, 눈물과 제단으로 회복을 맞이했다. 한 평범한 사람이 땅을 내어드렸고, 하나님은 그 자리에 거룩을 세우셨다. 오늘 우리도 다시 제단 앞에 서야 한다. 대가를 감수하며, 땀과 눈물의 헌신으로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불로 응답하신다. 심판을 거두시고, 회복을 시작하신다. 그 은혜가 오늘 나의 삶에도 임하기를 소망하며, 다시 무릎 꿇는다.
“값 없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주님. 이 마음과 시간, 눈물과 순종, 모든 것을 드립니다. 오직 주님께 받으시옵소서.”
(신우산지장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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