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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딸이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인데 외모 관리에 너무 빠졌습니다. 하루 종일 휴대폰으로 아이돌 영상이나 화장품, 화장하는 방법만 봅니다. 요즘은 외출할 때마다 풀메이크업을 하겠다고 하고, 학교에 갈 때도 화장을 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목사님, 도와주세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 두지도 마십시오.

    지금 따님의 모습은 단순히 “화장에 빠진 아이”라는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춘기로 접어드는 아이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보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답을 휴대폰과 아이돌, 그리고 화장품 광고가 대신 가르쳐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엄마, 예뻐지고 싶은 게 뭐가 잘못이에요?”

    아마 따님에게 화장을 하지 말라고 하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친구들도 다 해요.”

    “엄마도 화장하잖아요.”

    “예뻐지고 싶은 게 뭐가 나빠요?”

    솔직히 말하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예뻐지고 싶어 하는 마음 자체가 죄는 아닙니다. 자신의 모습을 가꾸고 싶어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문제는 ‘예뻐지고 싶은 마음’이 어느 순간 ‘예쁘지 않으면 나는 가치가 없어’라는 생각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어린 나이부터 수많은 얼굴을 봅니다.

    아이돌의 얼굴, 연예인의 얼굴, 보정된 사진, 필터가 적용된 영상….

    휴대폰 화면을 넘길 때마다 세상은 아이에게 말합니다.

    “더 예뻐져야 해.”

    “피부가 더 좋아야 해.”

    “코가 더 높아야 해.”

    “화장을 해야 예뻐.”

    그 말을 하루 종일 듣고 있는 아이에게 어느 날 부모가 말합니다.

    “너는 지금 모습 그대로 예뻐.”

    그런데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엄마, 그건 그냥 엄마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잖아.’

    바로 여기서 부모와 자녀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첫째, 화장품부터 빼앗지 마십시오

    물론 부모님 마음은 이해합니다.

    “초등학생이 무슨 풀메이크업이야!”

    “당장 화장품 다 치워!”

    “휴대폰 내놔!”

    하지만 무조건 빼앗는 것부터 시작하면, 화장품이 더 큰 의미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아이는 화장을 통해 단순히 얼굴을 꾸미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고, 어른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안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물어보십시오.

    “딸아, 너는 왜 화장하고 싶어?”

    그리고 아이가 대답하면 중간에 끊지 마십시오.

    “그게 뭐가 중요해?”

    “너는 아직 어려!”

    라고 바로 판단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십시오.

    “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친구들이 화장하는 걸 보니까 너도 해보고 싶었구나.”

    “화장을 하면 네가 더 자신감이 생기는구나.”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들은 후에야 부모의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통제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이해입니다.


    둘째, “화장하지 마!”가 아니라 기준을 함께 정하십시오

    그렇다고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원하는 대로 모든 화장을 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이에게도 분명히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유에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약속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화장하지 않는다.”

    “특별한 날에는 가볍게 할 수 있다.”

    “피부 건강에 해로운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휴대폰으로 뷰티 영상을 보는 시간도 정한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기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에게도 의견을 물어보십시오.

    “그럼 너는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니?”

    “학교에 갈 때 하는 화장과 특별한 날 하는 화장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대화하다 보면 아이도 조금씩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목표는 아이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휴대폰과 싸우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살펴보십시오

    저는 오히려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종일 아이돌과 화장 영상을 보는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단순히 “휴대폰 사용 시간 제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아이의 삶이 너무 좁아진 것은 아닌지 살펴보십시오.

    친구와 관계는 어떤지, 학교생활은 즐거운지, 요즘 고민은 없는지 말입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허전하면 자꾸 무언가를 찾습니다.

    쇼핑을 하고, 영상을 보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아이도 그렇습니다.

    어쩌면 아이가 화장에 빠진 것이 아니라, ‘예뻐지면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에 빠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야단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넷째, 딸에게 “너는 예쁘다”보다 더 중요한 말을 해주십시오

    부모님은 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딸 예쁘다.”

    물론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곧 세상에 나가 더 예쁜 사람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자신보다 예쁜 친구도 만나고, 자신의 외모 때문에 속상한 날도 찾아옵니다.

    그때 아이를 붙들어 줄 수 있는 것은 “너는 예쁘다”라는 말만이 아닙니다.

    이렇게 말해주십시오.

    “엄마는 네가 예뻐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야.”

    “네가 화장을 해도 사랑하고, 화장을 하지 않아도 사랑해.”

    “네가 공부를 잘해도 사랑하고, 못해도 너는 엄마의 소중한 딸이야.”

    그리고 이것도 꼭 말해주십시오.

    “사람의 가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로 결정되지 않아.”

    우리는 외모가 나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기 쉬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우리의 시선을 멈추게 합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지보다 우리의 마음을 보십니다.

    그렇다고 외모를 가꾸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외모는 나의 전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목사님, 그럼 화장을 허락해야 할까요?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무조건 허락하지도 말고, 무조건 금지하지도 마십시오.

    아이와 대화하십시오.

    함께 기준을 세우십시오.

    그리고 화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딸아이가 화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화를 내기보다 가끔은 옆에 앉아 이렇게 말해보십시오.

    “엄마도 어렸을 때 예뻐지고 싶었던 적이 있었어.”

    “그런데 살아 보니까 말이야. 사람에게 정말 오래 남는 아름다움은 얼굴에만 있지 않더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약속을 지키는 모습,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마음,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더라.”

    아이는 처음에는 듣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엄마, 잔소리하지 마.”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말을 기억합니다.

    오늘 당장 변화하지 않아도 부모가 반복해서 들려주는 사랑의 언어는 언젠가 아이의 마음속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

    딸을 보면서 너무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초등학교 5학년 딸이 화장에 관심을 갖는다고 해서 반드시 외모지상주의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잘못된 길로 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이가 세상으로부터 배우기 전에 부모가 먼저 가르쳐야 합니다.

    “너는 예뻐져야만 사랑받는 사람이 아니야.”

    “너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야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야.”

    “하나님께서 너를 지으셨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

    부모님, 화장하는 아이의 얼굴만 보지 마십시오.

    그 화장 뒤에 있는 아이의 마음을 보십시오.

    혹시 그 아이는 오늘도 누군가에게 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 괜찮은 아이인가요?”

    그 질문에 가장 먼저 대답해 줄 사람은 휴대폰 속 아이돌이 아니라 바로 부모입니다.

    오늘 저녁, 딸아이에게 화장품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먼저 이렇게 말해보십시오.

    “딸아, 요즘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엄마가 좀 알고 싶어.”

    어쩌면 그 한마디가 화장보다 더 중요한 대화를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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