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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햇살 가득한 나사렛의 아침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평야 언덕 위에 자리한 나사렛. 이른 아침, 올리브나무 숲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도시 전체를 은은히 물들이고 있다. 골목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지고, 향긋한 커피 내음이 바람을 타고 흘러온다. 순례객인 나는 마음속에 설렘과 경건함이 교차한 채, ‘천사의 소식’이 들려온다는 전설의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2. 수태고지 교회: 신비로운 만남의 장소
나사렛 구시가지 중심부, 계단을 내려가면 마주하는 수태고지 교회(Church of the Annunciation). 이곳은 성모 마리아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나 “성령으로 잉태”를 고지한 곳으로 전해진다. 교회 외관은 현대적이면서도 중후한 회색 석재로 이루어져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3. 교회 내부 탐방
- 하부 암굴(Basilica Grotto)
- 가장 신성한 공간. 대리석 계단을 따라 18미터 아래 내려가면, 바닥에 새겨진 라틴어·아랍어·헬라어 비문과 함께 작은 제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마리아가 기도하던 돌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 상부 대성전(The Upper Basilica)
- 돔 천장에 그려진 세계 각국 화가들의 성모 마리아 모자이크가 장관을 이룬다. 금빛 모자이크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천사 가브리엘의 날개를 닮은 패턴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성가정의 방(The House of the Holy Family)
- 전통 건축 양식의 작은 방에는 마리아·요셉·아기 예수가 함께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공간이 재현되어 있다. 아늑한 돌벽과 나무 기둥이 마치 2천 년 전 그 집안의 온기를 전해준다.
4. 순례자의 마음으로 느낀 은혜
하부 암굴 제대 앞에 무릎을 꿇고 눈을 감았다. 고요 속에서 귓가에 울려 퍼지는 듯한 작은 속삭임이 있었다. ‘크게 두려워하지 말라’는 가브리엘의 위로와, 새로운 삶이 시작된 기쁨이 나를 감싸 안았다. 외부의 분주함이 잊혀지고, 나사렛의 바람과 돌절벽 사이에 숨은 신비로운 메시지만이 내 안에 맑게 울렸다.
5. 여행 체험 팁
- 방문 시간: 매일 8시
12시, 15시18시 개방. 오전 일찍 또는 오후 늦게 가면 더 조용합니다. - 입장료: 무료. 다만 교회 유지를 위한 헌금함이 각 성소마다 비치되어 있습니다.
- 복장: 긴 바지와 어깨를 가리는 상의 권장. 하부 암굴은 지하라 기온이 2~3℃ 낮으니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세요.
- 가이드: 현지 한국어 가이드(사전 예약 필수)를 동행하면, 각 모자이크의 의미와 암굴 발굴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을 수 있습니다.
6. 마무리 묵상
수태고지 교회는 ‘아주 작은 순종’에서 놀라운 역사가 시작된 곳입니다. 마리아의 순결한 마음과 천사의 다정한 위로를 떠올리며, 우리 삶 속에도 작은 ‘천사의 소리’를 듣는 순간을 맞이해 보세요. 이곳에서 체험한 은혜가 일상의 여정에도 빛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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