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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갈릴리 호수 순례: 기적과 제자들의 발자취Galilee Pilgrimage – Tracing Miracles & Disciples
리덴 가이드 2025. 6. 14. 18:00목차
1. 호수와 북쪽 해안—예수 사역의 무대
갈릴리 호수(키네렛)는 예수 공생애의 70 %가 펼쳐진 “야외 성전”입니다. 물결이 잔잔하면 수면에 비친 능선과 어촌이 거울처럼 드러나고, 돌발적인 바람이 일 때면 사복음서가 전하는 풍랑 사건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오늘날에도 어부들이 이른 새벽 그물을 던지는 모습이 남아 있어 ‘사람 낚는 어부’로 부름받은 제자들의 원형을 떠올리게 합니다. 2025년 들어 성지 순례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현지 투어와 배 체험 프로그램이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2. 가나—첫 기적의 향기
나사렛에서 북쪽으로 8 ㎞ 떨어진 작은 마을 가나에는 ‘혼인잔치 교회’(Wedding Church)가 자리합니다. 여섯 개 돌항아리에 물이 포도주로 변하자 하객들의 기쁨이 넘쳤듯, 오늘도 전 세계 신혼부부가 이곳에서 혼인 갱신 예식을 올립니다. 제대 뒤편에는 항아리 모형이 놓여 있어 방문객이 직접 물을 부으며 요한복음 2장의 감동을 재현합니다. 순례 길목에는 지역 와이너리와 올리브유 가게가 있어 오감을 충만하게 채워 줍니다.
3. 가버나움—“예수의 동네”라 불린 곳
해안 북서부의 가버나움은 회당 유적, 베드로 집터, 4세기 팔각형 교회가 한눈에 들어오는 콤팩트한 성지입니다. 눈길을 끄는 하얀 석회암 회당은 4세기 건물이지만, 그 아래 검은 현무암 기단이 예수 시대 1세기 회당의 자리를 증언합니다. ‘말씀의 권위에 모두 놀랐다’(막 1:22)는 본문을 읽으며 돌기둥 사이를 거닐면, 나사렛 회당에서 거절당한 예수가 이곳에서 환영받았던 반전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최근 발굴팀은 인근 막달라(마리아 막달라의 고향)에서 1세기 회당 두 곳을 추가 발견해 갈릴리 전역의 회당 밀도를 새롭게 조명했습니다.
4. 호숫가 언덕—오병이어와 팔복의 울림
• 타브가: ‘일곱 샘’이라는 뜻답게 맑은 물이 솟아 주변을 적십니다. 모자이크 바닥에 그려진 두 마리 물고기와 네 개 빵은 초대 교회의 단순한 신앙 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 베드로 Primacy 성당: 부활하신 예수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물은 장소로 전해집니다. 호숫가 바위는 ‘만찬 식탁(Mensa Christi)’이라 불리며, 고요한 아침에 닿으면 성찬의 기억이 깊어집니다.
• 팔복산: 완만한 경사 위에 야외 제대와 작은 회당이 있어, ‘심령이 가난한 자’로부터 시작되는 여덟 복을 낭독하기 좋습니다. 언덕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전경은 하늘과 물, 구약과 복음서가 한 화면에 포개집니다.
5. 순례자의 묵상과 현대적 의미
갈릴리는 늘 ‘경계’ 위에 선 땅이었습니다. 유대와 이방, 어부와 학자, 율법과 복음이 교차하던 자리였죠. 오늘날에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긴장은 순례객에게 경계의 현실을 일깨워 줍니다. 2025년 봄 한때 일부 여행사가 일정을 보류했으나 점차 정상화되는 추세이며, 여행 전 최신 안전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갈릴리는 ‘불안정’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 비전을 일으키는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6. 실전 팁—여정을 풍성하게 만드는 지침
구분 정보 & 권장 사항
교통 | 텔아비브·벤구리온 공항에서 차로 2시간. 순례 버스 외에 티베리아스→가버나움 로컬 버스가 1시간 간격 운행. |
입장료/시간 | 가버나움 유적 1인 5 ₪, 17:00 폐문(여름 18:00). 타브가·팔복산은 헌금 박스 운영으로 자유 금액. |
배 체험 | 1시간 ‘예수 보트’ 항해(1인 15 USD). 탑승 전 선장이 찬송가를 틀어 주며 국기를 올리는 순례형 프로그램이 인기. |
복장 | 성지 전역 드레스코드 준수. 무릎·어깨 노출이 있는 옷은 회당 출입 제한. |
안전 | 군사 검문소는 촬영 금지. 분쟁 상황 시 현지 가이드 지시를 따를 것. 미 국무부·한국 외교부 여행경보 확인 필수. |
7. 마무리—호수에 비친 나의 이야기
호숫가 초승달빛 아래 파문이 번질 때, “나를 따르라”는 부르심이 오늘도 잔잔히 출렁입니다. 물이 포도주로, 인간이 제자로 변한 갈릴리의 기적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머나먼 여정이 끝나는 순간, 순례자는 깨닫습니다. 갈릴리 호수는 단순한 지리적 호수가 아니라, 변화와 소명으로 이끄는 영적 거울이라는 것을.
“두려워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누가복음 5장 1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