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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라.” 이 말씀을 가슴 깊이 품고, 그 어떤 역경과 위험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한 사람, 바울. 그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향한 열정과 헌신으로 가득 찬 여정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울의 선교여행과 그가 남긴 서신서들을 중심으로, 초대교회의 탄생과 확산의 역사를 따라가 보려 합니다. 단순한 연대기적 기록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복음의 열정과 은혜를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 바울의 등장과 준비의 시간
사도행전에 처음 등장하는 바울(사울)은 스데반의 순교 현장에서 증인의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스데반을 죽이기 위해 돌을 드는 자들의 옷을 맡아 주던 그 청년 사울. 그러나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순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맹렬한 핍박자에서 그리스도의 열정적 전도자로 바뀌는 이 극적인 변화를 보며, 하나님은 준비된 자를 통해 일하신다는 깊은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그 후 바울은 아라비아(요르단 지역)로 물러가 3년 동안 말씀과 기도의 훈련을 받습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바울의 사역을 위한 귀중한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을 잠시 방문한 후, 그는 다소로 돌아가 약 10년 동안 숨어 지내며 자신의 믿음을 다듬어갑니다. 그렇게 긴 침묵과 준비의 시간을 보낸 후, 드디어 수리아 안디옥교회에서 바울은 이방인의 사도로 불려지게 됩니다.
◆ 제1차 선교여행 – 이방선교의 첫발
안디옥교회는 금식하며 바울과 바나바를 첫 선교사로 파송했습니다. 이곳에서 바울의 본격적인 선교여행이 시작됩니다. 살라미, 바보, 비시디아 안디옥,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 그는 곳곳을 돌며 복음을 전했고,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에게 복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특히 루스드라에서는 돌에 맞아 죽을 뻔한 위기를 겪었지만, 그는 다시 일어나 복음을 전했습니다. 인간적인 두려움이나 고통보다 복음 전파의 사명이 그의 발걸음을 다시 세우게 한 것이었습니다. 이 여행의 성과로 갈라디아 지방에 여러 교회가 세워졌으며, 훗날 갈라디아서라는 서신서를 통해 이 교회들에게 신앙의 기초를 다시금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이방인 구원과 율법 문제로 교회 내 혼란이 일자, 바울은 예루살렘총회(사도행전 15장)에 참여해 이방인들도 믿음으로 구원받음을 공인받게 됩니다. 복음의 자유가 공적으로 선포된 이 사건은 교회의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 제2차 선교여행 – 유럽으로 복음이 확장되다
바울은 바나바와의 의견 차이(마가 요한의 동행 문제)로 실라와 함께 2차 선교여행을 떠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 그는 아시아로 가지 않고, 드로아에서 ‘마게도냐 사람의 환상’을 보고 유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복음은 이렇게 처음으로 유럽 대륙에 발을 딛게 됩니다.
빌립보에서는 루디아가 회심하고, 감옥에서 기적적으로 풀려나는 사건을 통해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데살로니가, 베뢰아, 아덴, 그리고 고린도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수많은 영혼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가 탄생합니다. 이때 바울은 데살로니가전후서, 갈라디아서를 기록하며 각 교회에 믿음의 권면을 보냅니다.
특히 고린도에서는 1년 6개월 동안 머물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습니다. 상업과 우상의 도시 고린도 한복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심겨지고 자라나는 광경은, 오늘날 세속 문화 속에서도 복음의 씨앗이 자라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제3차 선교여행 – 에베소에서의 긴 사역과 깊은 편지
바울의 3차 선교여행의 중심지는 에베소였습니다. 3년 동안 머물며 말씀을 가르치고, 능력을 행하며, 제자들을 세웠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름 앞에 마술서를 불태우고 우상을 버리는 회심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고린도교회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자, 바울은 고린도전서를 쓰게 됩니다. 그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교회를 향한 마음과 사랑을 편지로 전했습니다.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세워져야 할 영적 질서와 사랑의 공동체를 일구는 일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시기에 바울은 고린도후서, 로마서도 기록했습니다. 로마서를 통해 그는 복음의 본질과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심오하게 설명하며, 로마 교회와 모든 성도들에게 믿음의 기초를 굳게 다져주었습니다.
◆ 로마행과 옥중서신, 그리고 마지막 발걸음
예루살렘에서 체포된 바울은 결국 로마 시민권을 내세워 가이사에게 항소합니다. 폭풍과 난파를 뚫고 로마에 도착했을 때, 그는 자유로운 감금 상태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립보서, 빌레몬서를 기록하며 감옥 안에서도 교회들을 돌보았습니다.
그의 마지막 서신인 디모데전후서와 디도서는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에게 남긴 유언과 같은 편지입니다. 복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사도의 마지막 가르침은 오늘날 교회와 지도자들에게 여전히 깊은 도전과 감동을 줍니다.
바울의 여정을 따라, 우리의 여정도
바울의 선교여행과 서신서의 여정은 단순한 역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복음을 향한 끝없는 순종과 헌신의 발자취입니다. 돌에 맞아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배가 난파해도 다시 복음을 전하며, 감옥에서도 편지를 써 교회를 세운 그 열정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부르심을 전합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디모데후서 4:2)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세상에 전하는 축복의 통로로 쓰임받는 삶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