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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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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④


    📞 어느 날 저녁, 상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목사님… 저한테 큰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세요?"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저… 회사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말 뒤에는 대개
    회사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도 제대로 말을 못 했습니다."

    그분은 40대 후반의 남자 집사님이었습니다.

    직장생활을 꽤 오래 했습니다.

    한 직장에서만 수년을 버텨왔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회사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조직이 개편되고,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습니다.

    팀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오가던 말들이

    어느 순간부터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누가 회사를 떠날지,

    누가 남을지,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알고 있었습니다.

    "나도 안전하지 않구나."


    그런데 돈 나갈 곳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아이들 교육비가 있습니다.

    대출도 있습니다.

    생활비도 들어갑니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보험료도 내야 합니다.

    자동차도 유지해야 합니다.

    공과금도 내야 합니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월급이 끊기는 순간부터 계산이 맞지 않습니다.

    그분이 제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회사에서 잘리면 당장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이 참 무거웠습니다.

    40대 후반.

    경력은 있지만,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에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지금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도 두렵습니다.


    그런데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했습니다.

    속이 계속 불편했습니다.

    밥을 먹어도 소화가 잘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원형탈모까지 생겼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런 증상이 모두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건강 문제는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었습니다.

    마음속 불안이 몸까지 흔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 힘든 것은 아내에게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이야기하셨어요?"

    "아니요."

    "왜요?"

    잠시 침묵.

    "걱정할까 봐요."

    저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뒤 그분이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무능해 보일까 봐요."

    아내에게

    "나 회사에서 잘릴지도 몰라."

    라고 말하는 순간,

    내가 가장으로서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집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교회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그런데 혼자 있을 때는

    계속 계산합니다.

    "만약에…"

    "만약 이번에 내가 잘리면?"

    "만약 6개월 동안 취업이 안 되면?"

    "만약 대출을 못 갚으면?"

    "만약 아이들 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만약…"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단어

    저는 상담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만약"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머릿속에서는 백 번씩 경험합니다.

    아직 해고되지 않았는데

    이미 해고된 사람이 됩니다.

    아직 돈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이미 가난해집니다.

    아직 가족이 떠나지 않았는데

    이미 혼자가 됩니다.

    그렇게 미래의 재난을

    오늘 하루에 미리 가져와서 살아갑니다.

    그러니 몸이 견디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집사님에게 조금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

    "집사님."

    "네."

    "회사에서 정말 해고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모르겠습니다."

    "그럼 그다음은요?"

    "……"

    "그다음도 모르시겠죠?"

    "네."

    "그런데 지금 집사님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해고 자체일까요?"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말했습니다.

    "모르겠다는 게 제일 무서운 것 같습니다."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해고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해고 이후의 삶이 보이지 않는 것이 두려운 겁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걱정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집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말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걱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걱정을 계획으로 한번 바꿔봅시다."

    "네?"

    "지금부터 최악의 상황까지 한번 계산해 보는 겁니다."


    첫 번째, 현실을 숫자로 적어보세요

    월급이 얼마인지.

    고정지출이 얼마인지.

    대출이 얼마인지.

    보험료가 얼마인지.

    교육비가 얼마인지.

    당장 줄일 수 있는 지출이 무엇인지.

    몇 개월 동안 버틸 수 있는지를 계산해 보세요.

    막연한 불안은

    머릿속에 있을 때 가장 커집니다.

    종이에 적으면

    비로소 문제의 크기가 보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크기를 알아야

    해결 방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현재 직장'과 '내 직업'을 구별해 보세요

    이분에게 꼭 해드리고 싶었던 말입니다.

    회사를 잃는 것과 직업을 잃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한 회사가 내 인생 전체는 아닙니다.

    지금 회사에서 20년을 일했다고 해서

    회사 밖에서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 적어보세요.

    무슨 일을 잘했는지.

    어떤 경험이 있는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일을 다시 배울 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하십시오.

    해고된 다음에 준비하지 말고, 해고되기 전에 준비하는 겁니다.


    세 번째, 아내에게 말하십시오

    이것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아내가 걱정할까 봐요."

    압니다.

    그래서 더 말씀드리는 겁니다.

    아내에게 모든 것을 해결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현실을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어느 날 조용한 시간에 이야기해 보십시오.

    "여보, 사실 나 요즘 회사 때문에 많이 불안해."

    "당장 잘린다는 건 아닌데 분위기가 좋지 않아."

    "나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

    "당신한테 걱정시키기 싫어서 말을 못 했어."

    이렇게 시작해 보십시오.


    남자는 가족을 지키려고 숨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을 지키려고 숨긴 비밀이

    나중에는 가족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표정을 보면서

    "무슨 일이 있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말하지 않습니다.

    아내도 답답합니다.

    남편도 답답합니다.

    대화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부가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면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사이가 됩니다.

    이건 돈보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부부가 요즘 많이 멀어졌습니다."

    집사님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회사 문제 때문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아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은 말하기 싫다고 했습니다.

    아내도 남편이 예민해진 것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집에 오면 말이 없어지고,

    아내가 무슨 말을 하면 괜히 신경질이 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집사님, 아내가 문제라기보다 불안이 집까지 따라온 겁니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 내려놓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부터 집까지 들고 들어온 겁니다.


    네 번째, 몸을 먼저 돌보십시오

    이 부분은 절대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소화불량이 계속되거나,

    탈모와 같은 증상이 생기거나,

    수면과 식사가 무너지고 있다면

    "요즘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렇겠지."

    하고 버티지만 마십시오.

    필요하다면 병원에서 정확하게 확인하십시오.

    그리고 수면, 식사, 운동 같은 기본적인 생활도 다시 세워야 합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는 것은 결국 가족에게도 좋은 일이 아닙니다.

    가장이 쓰러지면

    가족 모두가 흔들립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저는 집사님께 조금 의외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회사에서 잘릴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네."

    "그런데 하나님께서 회사까지 책임져주셔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

    "하나님은 회사보다 크십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회사 = 생계 = 나의 가치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사가 흔들리면

    내 인생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회사에서의 직책은 나의 일부이지

    나의 전부가 아닙니다.

    월급이 나의 가치도 아닙니다.

    직급이 나의 가치도 아닙니다.

    명함이 나의 가치도 아닙니다.


    집사님은 '가장'이기 전에 한 사람입니다

    40대 후반이 되면

    남편이어야 하고,

    아버지여야 하고,

    직장인이어야 하고,

    교회에서는 집사여야 합니다.

    모두에게 무언가를 책임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 역할들 아래에 있는

    한 사람의 마음은 누가 돌봅니까?

    두렵다고 말해도 됩니다.

    힘들다고 말해도 됩니다.

    "나 자신이 없습니다."

    라고 말해도 됩니다.

    아내에게도,

    친구에게도,

    목사에게도,

    그리고 하나님께도 말하십시오.


    📝 목사의 메모

    저는 4050 남자들의 가장 큰 문제가

    약해서가 아니라 혼자 버티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파도 참습니다.

    힘들어도 참습니다.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참습니다.

    돈이 부족해도 참습니다.

    부부관계가 힘들어도 참습니다.

    아이 문제도 혼자 고민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가장인데 어떻게 힘들다고 말해."

    그런데 집사님.

    가장이라고 해서 슈퍼맨일 필요는 없습니다.

    슈퍼맨도 영화 끝나면 집에 갑니다.

    그리고 아마 밥도 먹어야 합니다.


    ❤️ 집사님,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지금 회사가 불안하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건강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서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아내와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해서

    회복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아직 해고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오늘 당장 인생 전체를 망하게 만들지는 마십시오.

    오늘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하세요.

    통장을 펼쳐보십시오.

    지출을 적어보십시오.

    내 경력을 적어보십시오.

    배울 수 있는 것을 찾아보십시오.

    그리고 아내에게 말하십시오.

    "여보, 나 사실 요즘 많이 무서워."

    그 말이

    20년 동안 하지 못했던

    가장 중요한 대화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오늘 밤 잠들기 전에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해도 됩니다.

    "하나님, 저는 지금 무섭습니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족을 지키고 싶은데 제 힘으로는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혼자 버티지 않게 해주세요."

    이런 기도도 충분히 기도입니다.

    믿음이 없어서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두려운 가운데 하나님을 찾는 것이 믿음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집사님.

    회사에서 당신의 이름이 사라진다고 해도

    하나님 앞에서 당신의 이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명함이 없어져도

    당신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월급이 줄어도

    당신이 가족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혹시 정말 그날이 온다면,

    그때도 다시 길을 찾으면 됩니다.

    인생은 한 번의 퇴직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문이 닫힌 뒤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 때문에

    오늘의 가족과 오늘의 건강과 오늘의 삶을 모두 잃어버리지는 마십시오.

    오늘 집에 들어가서

    아내에게 한마디만 해보세요.

    "여보, 나 요즘 좀 힘들어."

    그리고 그 말을 한 뒤에는

    아내의 이야기도 들어보십시오.

    어쩌면 아내 역시

    당신에게 말하지 못했던 걱정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문제가 당장 사라지지는 않아도

    혼자 걷던 길이 함께 걷는 길로 바뀔 수 있습니다.

    집사님.

    괜찮습니다.

    무서울 수 있습니다.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하면 됩니다.

    목사가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만큼은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지려고 하지 마십시오.

    가족에게 마음을 열고, 하나님께 두려움을 내려놓고, 내일을 준비하십시오.

    당신은 월급보다 훨씬 큰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직, 당신의 인생에는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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