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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⑤


    📞 "목사님, 부부 문제인데… 상담이 될까요?"

    저녁 8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습니다.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저… 상담 받고 싶은데요."

    목소리가 조심스러웠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부부 문제입니다."

    "네."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조금 민망한 문제라서요."

    저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민망하지 않은 부부 문제가 어디 있습니까?"

    "……."

    "결혼생활 이야기하다 보면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분이 조금 웃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습니다.

    "성관계 문제입니다."

    "네. 그러시면 전화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두 분이 함께 한번 오세요."

    "남편도 같이요?"

    "네. 부부 문제는 한 사람의 이야기만 들으면 자꾸 범인이 생깁니다."

    "범인이요?"

    "네. 상담 시작하기도 전에 남편이 범인이 되거나 아내가 범인이 되거든요."

    그분이 웃었습니다.

    "그럼 같이 가겠습니다."

    "좋습니다. 편하게 오세요."

    그렇게 상담 약속을 잡았습니다.


    며칠 뒤, 두 분이 함께 찾아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두 분은

    누가 봐도 사이가 나쁜 부부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남편은 집사님.

    아내도 집사님.

    말끔하게 차려입고 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 사람이 서로를 거의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남편이 먼저 인사했습니다.

    "목사님, 저희 때문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내는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차 한 잔 드릴까요?"

    "네."

    제가 두 분에게 차를 따라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누가 잘했는지, 누가 잘못했는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두 분이 저를 바라봤습니다.

    "두 분 이야기를 각각 들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같이 방법을 찾아봅시다."

    "괜찮으시죠?"

    두 분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먼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집사님께서 먼저 말씀해 주시겠어요?"

    남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제가 아내를 너무 좋아합니다."

    아내가 슬쩍 남편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내가 자꾸 거부합니다."

    목소리가 조금씩 커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거부하니까 저도 서운합니다."

    "우리가 결혼한 부부인데…"

    잠시 말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부관계도 서로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내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집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저도 남편과 부부관계를 갖는 것이 싫은 건 아닙니다."

    남편이 아내를 바라봤습니다.

    "그런데 너무 자주 원해요."

    "얼마나 자주요?"

    아내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거의 매일이요."

    남편이 바로 말했습니다.

    "거의 매일은 아니고…"

    아내가 남편을 쳐다봤습니다.

    "당신, 지금 그걸 따질 때야?"

    남편이 입을 다물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오늘 상담은 쉽지 않겠구나.


    "처음에는 거부했어요."

    아내가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너무 자주 요구하니깐, 힘들어서 저도 처음에는 분명하게 말했어요."

    "오늘은 힘들다고."

    "몸이 안 좋다고."

    "그런데 계속 요구하고 떼를 쓰고 하니까…"

    아내의 목소리가 작아졌습니다.

    "나중에는 그냥 받아줬어요."

    "왜요?"

    "거절하는 게 더 힘들어서요."

    그 말을 들은 남편의 표정이 조금 굳었습니다.

    아내가 말했습니다.

    "저는 좋아서 해주는 게 아닌데 남편은 제가 받아주니까 괜찮은 줄 알아요."

    방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남편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집사님은 그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아니요."

    "아내가 억지로 맞춰주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셨나요?"

    남편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몰랐습니다."

    "왜 모르셨을까요?"

    "아내가 거절을 안 하니까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죠."

    그리고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집사님도 싫다고 계속 말하지는 않으셨잖아요."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왜요?"

    "싸우기 싫어서요."

    "그리고?"

    "표면적으로제가 자꾸 남편을 거부하는 것이 되다보니, 저를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구요."

    그 말을 듣자 남편이 아내를 바라봤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아내는

    거절하면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남편은 그래서 더 가까이 다가갔고,

    아내는 그래서 더 멀어졌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마음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부는

    같은 침대에 누워 있어도

    마음은 점점 멀어집니다.


    "목사님, 그런데 결혼했으면…"

    남편이 다시 말을 꺼냈습니다.

    "목사님, 제가 잘못했다는 건 알겠습니다."

    "그런데 결혼한 부부인데 서로 부부관계를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남편이 조금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곧 말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사님."

    "네."

    "책임과 강요는 다릅니다."

    남편의 표정이 다시 굳어졌습니다.

    "부부가 서로 친밀함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결혼했다고 해서 배우자의 몸과 마음을 일방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아내가 힘들다고 말하면 멈춰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내 역시 남편의 욕구와 감정을 없는 것처럼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두 분이 조용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럼 남편은 그냥 참아야 하나요?"

    남편이 물었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바로 대답했습니다.

    "집사님의 욕구도 중요합니다."

    "아내에게 친밀함을 느끼고 싶은 것도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거절당해서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그 감정을 억지로 없앨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내 욕구가 있다고 해서 배우자가 반드시 그것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아내를 바라봤습니다.

    "아내 집사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성욕이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 전체를 이상한 사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실 남편이 동물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아내가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남편이 움찔했습니다.

    "몸이 아픈데도 요구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정말…"

    잠시 말을 멈췄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동물처럼 느껴져요."

    남편의 얼굴이 굳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바로 말했습니다.

    "집사님."

    "네."

    "이 말을 들으면 굉장히 상처받으실 겁니다."

    "네."

    "그런데 이 말을 '당신은 동물이다'라고만 듣지 마세요."

    "아내가 얼마나 지쳐 있었으면 이런 표현까지 나왔을까를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도 한마디 했습니다

    "집사님."

    "네."

    "남편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네."

    "남편의 욕구가 크다는 것과 남편이 비정상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당신이 싫은 게 아니라, 지금 내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그렇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남편을 사람으로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두 분에게 숙제를 하나 냈습니다

    "오늘 한 번의 상담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두 분이 저를 바라봤습니다.

    "대신 서로에게 세 가지씩 이야기해 보세요."

    첫 번째.

    "당신과 가까워지고 싶을 때 나는 이런 마음이 들어."

    두 번째.

    "당신이 나를 거절할 때 나는 이런 마음이 들어."

    세 번째.

    "당신이 이것만 해준다면 나는 조금 더 편안해질 것 같아."

    "그리고 상대방이 말할 때 끼어들지 마세요."

    남편이 웃었습니다.

    "목사님, 제가 말을 좀 많이 하긴 합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아내가 피식 웃었습니다.

    남편도 웃었습니다.

    상담실에서 처음으로 두 사람이 함께 웃었습니다.


    부부관계의 문제는 침실에서만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는 두 분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두 분의 문제를 침실에서만 해결하려고 하지 마세요."

    "식탁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산책하면서 해결해야 합니다."

    "차를 마시면서 해결해야 합니다."

    "서로의 하루를 물어보면서 해결해야 합니다."

    부부관계는

    침실에 들어가기 직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배우자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결국 부부의 친밀함에도 영향을 줍니다.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과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몸을 맡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두 분에게 꼭 당부했습니다

    "정해진 횟수를 목표로 하지 마세요."

    "일주일에 몇 번이 정상인지 찾으려고 하지도 마세요."

    부부마다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 안전하고 존중받는다고 느끼는가입니다.

    남편은 아내의 몸 상태를 살피고,

    아내는 남편의 정서적인 욕구를 외면하지 않는 것.

    그리고 서로의 차이를

    대화로 조율하는 것.

    그것이 부부가 함께 배워야 할 일입니다.


    "목사님, 사실 저도 남편이 싫은 건 아니에요."

    상담이 끝날 무렵

    아내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그냥 너무 지쳤어요."

    남편이 아내를 바라봤습니다.

    아내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나를 조금만 기다려주면 좋겠어."

    남편이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말했습니다.

    "미안해."

    아내가 남편을 바라봤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힘든 줄은 몰랐어."

    아내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나도 미안해."

    "싫다고 제대로 말하지 않고 그냥 참다보니 그게 더 큰 문제가 되었어."

    두 사람이 잠시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저는 그 순간 상담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당장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두 분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것을 하나 시작하셨습니다."

    "무엇을요?"

    제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알기 시작하셨잖아요."

    부부의 문제는

    누가 이기느냐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누가 맞느냐를 증명한다고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할 때 조금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 목사의 메모

    부부 사이에는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인데

    가장 말하기 어려운 사람이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인데

    상처를 가장 많이 줍니다.

    그리고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상대방의 마음은 모릅니다.

    그래서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때로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당신은 요즘 어때?"

    이 질문 하나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대답할 때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는 것.

    그것부터 시작해 보십시오.


    ❤️ 사랑에는 '원하는 것'도 있지만 '멈춰주는 것'도 있습니다

    남편 집사님.

    아내를 원하는 마음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아내가 힘들다고 말할 때

    기꺼이 기다려주는 남편이 되어보십시오.

    그것 역시 사랑입니다.

    아내 집사님.

    남편의 욕구를 무조건 무시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힘든 것은 힘들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몸이 아픈 것은 아프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십시오.

    참는 것만이 사랑은 아닙니다.


    그리고 두 분 모두 기억하십시오.

    결혼은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요구할 수 있는 계약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평생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하는 과정입니다.

    성욕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두 사람이 이상한 부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차이가 아니라

    그 차이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강요하지 말고 대화하십시오.

    참기만 하지 말고 솔직하십시오.

    상대를 비난하기보다 마음을 설명하십시오.

    그리고 필요하다면

    부부상담이나 전문적인 상담의 도움도 받으십시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부부가 실패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관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상담실을 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처음 들어올 때와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아직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문을 열어주었고,

    아내가 먼저 나갔습니다.

    그리고 복도에서 남편이 물었습니다.

    "여보, 커피 마실래?"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응."

    제가 뒤에서 웃으며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두 사람이 돌아봤습니다.

    "오늘은 그 커피부터 잘 드세요."

    "네."

    "그리고 집에 가서는…"

    제가 잠시 뜸을 들였습니다.

    "오늘 상담 내용으로 2차 부부싸움 하지 마시고요."

    두 사람이 동시에 웃었습니다.

    "목사님!"

    "제가 다 압니다."

    문이 닫혔습니다.

    저도 웃었습니다.

    부부상담은 때로 거창한 해답보다

    다시 대화를 시작하게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 밤,

    배우자에게 한번 물어보십시오.

    "당신은 요즘 어때?"

    그리고 이번에는

    대답을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세요.

    어쩌면 그동안 침실에서 해결하려고 했던 문제가

    식탁 위의 대화 하나로부터 풀리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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