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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교회, 이 땅에 존재하는 천국의 모형

    "교회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처음 던졌을 때, 사람들의 대답은 각기 다릅니다. 어떤 이는 교회를 단지 '예배당'이라 말하고, 어떤 이는 '종교 모임'이라 생각하며, 또 어떤 이는 '내가 다니는 곳' 정도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교회는, 그리고 예수님이 꿈꾸신 교회는 단순한 건물이나 조직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서 구현되는 모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3장에서 "가라지의 비유"를 통해 지상 교회의 본질을 분명히 밝혀주셨습니다. 교회는 결코 완전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아들들과 함께 마귀의 아들들, 즉 '알곡과 가라지'가 함께 존재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이 글은 예수님의 말씀을 토대로, 교회가 어떤 곳인지, 왜 불완전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거룩한지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본론: 가라지와 알곡이 공존하는 교회의 본질

    1. 지상 교회에는 반드시 가라지가 섞여 있다

    예수님께서는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이라는 비유로 천국의 모형으로서 교회를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나 원수가 와서 곡식 사이에 가라지를 심습니다. 이는 곧 교회가 하나님의 아들들(알곡)과 마귀의 아들들(가라지)이 함께 공존하는 공동체임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지 상징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실제로 교회 역사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분열과 부패, 타락과 몰락을 목격해왔습니다. 중세의 면죄부 문제, 종교개혁 당시의 타락한 교권, 현대의 물질주의와 성장주의 목회 철학까지도, 모두 교회 안에 뿌리내린 가라지의 영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교회는 완전무결할 수 없다

    교회의 본질은 본래 '하나님의 백성의 모임'입니다. 그러나 지상에 있는 교회는 여전히 인간의 연약함과 세상의 죄 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교회의 불완전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이상적인 교회를 추구하며 서로를 정죄하고 실망하게 됩니다.

    초기 교회 역사 속의 경건주의, 제세례파, 재건파 운동 등은 모두 "완전한 교회"를 추구한 시도들이었으나, 그 끝은 한시적이었고, 영향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에도 가롯 유다가 있었고, 초기 교회조차도 끊임없이 갈등과 시험을 겪었습니다.

     

    3. 교회는 끊임없이 갱신되어야 한다

    가라지가 존재한다면, 교회는 반드시 갱신(Renewal)이라는 영적 운동을 지속해야 합니다. 완전히 가라지를 뽑아낼 수는 없지만, 가라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건강한 토양을 만드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 방법이 바로 말씀과 훈련, 곧 제자 훈련입니다.

    어린 시절 논에서 벼에 붙은 '피'를 뽑는 일처럼, 교회도 주기적으로 자가 점검과 갱신을 해야 합니다. 말씀에 의한 훈련, 거룩한 공동체성의 회복, 교회의 존재 목적에 대한 재정립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4. 제자 훈련: 알곡을 강건하게 세우는 유일한 방법

    예수님은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교회의 목적은 단순한 예배자나 수동적인 신자 양성이 아니라, 예수를 닮은 '작은 그리스도들'을 세우는 것입니다.

    C.S. 루이스는 "교회는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이끌어 작은 그리스도를 만드는 데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배도, 선교도, 구제도, 모두 이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제자 훈련은 단순한 성경 공부가 아닙니다. 말씀을 지키고, 삶 속에 순종하며, 인격이 변화되고,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는 훈련입니다. 이것이 곧 교회 안에서 가라지의 세력을 억제하고, 알곡이 자라나는 토양을 만드는 핵심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가라지는 제자 훈련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교회 내의 가라지가 더 이상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만드는 은혜의 장치가 바로 제자 훈련입니다.

     

    5. 교회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예수님은 교회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계십니다. "가라지를 뽑을까요?"라는 하인의 질문에 주인은 "그냥 두어라, 곡식까지 상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교회는 설령 가라지가 있다 해도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그리스도의 피로 값 주고 사신 교회는, 마귀의 공격에도, 세상의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결국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승리하는 공동체로 완성될 것입니다.


    결론: 교회는 어떤 곳인가?

    교회는 가라지 없는 천국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라지와 알곡이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 아래 살아 숨 쉬는 소망의 공동체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교회를 낙관적으로, 그러나 진지하게 바라보아야 합니다.

    교회는 거룩하지만 동시에 불완전하고, 사랑이 충만하지만 때론 상처도 주며, 진리가 선포되지만 때로는 오염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연약한 교회를 통해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하시며, 우리를 제자로 빚어가십니다.

    오늘도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납니다. 실망해서, 상처받아서, 기대가 무너져서. 그러나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결코 교회를 포기하지 않으셨고, 지금도 교회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실 계획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당신이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교회란, 완전하지 않지만 거룩한 소망이 숨 쉬는 곳이며, 가라지 속에서도 알곡이 자라나는 하나님의 밭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교회를 떠나는 대신, 교회를 새롭게 하며, 교회를 다시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를 교회로 부르신 주님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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